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확증편향 증후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만 좋아하고 지지하는 후보가 아무리 하자와 리스크가 많더라도 이 사실을 믿으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정보를 수용하거나 판단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냉정한 판단이나 이성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을 무시한다. 확정편향이 중요한 화두로 회자되는 이유는 인간의 왜곡된 시선으로 판단을 유발하기 때문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가 있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자신의 가치관·신념·판단 따위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이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이다.

흔히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와 같은 것이 바로 확정 편향이다. 인지심리학에서 확증편향은 정보의 처리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 편향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간절히 바랄 때, 어떤 사건을 접하고 감정이 앞설 때, 저마다 뿌리깊은 신념을 지키고자 할 때, 확증 편향을 보인다.

확증 편향은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모으거나,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주장할 때 편향된 방법을 동원한다. 확증 편향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짜뉴스가 널리 퍼지는 이유로도 지목된다.

찰스 디킨스의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등장하는 '우리아 힙'은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맞다고 해주는 '예스맨'이다. 확증 편향은 이런 예스맨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인지심리학의 발달과 함께 확증 편향은 인간의 인지 특징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확증 편향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피터 케스카트 왓슨으로 1960년 초기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에게(2·4·6)과 같이 수 세 개를 연이어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그 결과를 해석하며 개념을 정립했다.

행하여진 실험에서 사람들은 원하는 결과가 있을 때, 소망적 사고에 따라 자신의 관찰과 경험을 편향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는 점을 보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여러 사실에서 어떤 것은 주목하고 어떤 것은 무시하거나 다른 사실을 들어 반박하면서 자신의 편향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

인지 편향이 일어나는 기본적인 이유는 주어진 정보 자체가 편향됐거나 과학적 방법과 같은 합리적 방법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과학자나 법조인 같이 합리적 사고를 훈련 받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종종 확증 편향에 빠지곤 한다.

연구자들의 비유는 다음과 같다. 거만한 자기상(自己相)을 가진 사람이 파티에 도착하면,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하는 지인들을 찾고, 대화중에는 존경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에 따라 자신의 관점과 영향력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파티 후에 사람은 자신의 영향력이 약했던 대화는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지배했던 대화내용과 그 설득력에 대해서는 훨씬 잘 기억하게 된다. 확증 편향이 자기상을 확증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정부·내각·기업·군지휘관·단체장·개인들이 확증 편견의 오류에 빠져서 많은 실수를 저질러 왔다.

태평양전쟁의 일본군이나 피그만침공 등의 실패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기록을 보면 그 당시 정보 상으로는 도저히 패배할 수 없었다는 말들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후에 밝혀진, 정작 당시의 정확한 기록에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정보가 차고 넘치는 상태였다.

또 기업가들은 최선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최신의 경영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아니고, 자신이 선호하는 마케팅 전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최신의 경영시스템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신과 의견이 유사한 다른 논객들과 많은 교류를 나누고 모임을 자주하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자주 만나려 하지 않는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근거 없는 과신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과 다른 사실에 대해 불신하며, 과학적 사실에 반해 자신의 믿음을 고수하려 하기도 한다.

반면, 자신의 신념에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과학적 탐구에서도 확증 편향은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다. 귀납적 방법을 통한 연구에서 원하는 결론에 유리한 결과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하여 확증 편향은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중요한 정책결정이나 미래를 좌우할 결정을 할 때는 냉정한 분석과 감정에 지우치지 않는 이성적 판단, 정확한 정보와 통계에 근거하여 합리적 판단을 하므로 확정 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특별히 나라와 지역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확정편향 증후군은 금물이 아닐까? 유권자인 국민, 지역의 주민은 주인의식으로 무장하고 냉정한 이성과 정확한 판단, 분별력으로 선거에서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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