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봉 거제도해초쑥영농조합법인 대표
윤석봉 거제도해초쑥영농조합법인 대표

거제의 비전을 누가 만들어야 하는지 거제시민은 궁금하다.

최근 거제시 중장기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사에서 제시한 거제의 미래비전이 3일만에 변경되는 참혹한 모습을 보았다.

거제시 중장기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과 관련 '미래를 준비하는 평화경제도시, 거제' 주민참여연구단 비전공유회(11월16일)와 '새로운 시대, 미래를 꿈꾸는 글로벌 조선해양관광도시' 최종용역보고회(11월19일)가 잇달아 열렸다. 3일 상간으로 열린 보고회 내용이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필자는 아주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지난 4월20일과 6월28일·11월16일에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 주민참여연구단으로 참여했다.

용역사 보고서에 의하면 추진경과는 △용역착수(2020.12.23) △시장·부시장 인터뷰 (2021.1.19) △거제시의회 의원간담회(2회) △전문가 자문회의 및 현장조사(2회) △주민참여연구단 회의(2회) △행정기획단 워크숍(2회) △국·소간담회(1회) △추진경과보고회(2021.8.9) △거제시의회 중간보고(2021.8.30) △중간보고회(2021.8.31) △시장·부시장 보고(2021.10.18) △거제시의회 최종보고(2021.11.2) △주민참여연구단 비전공유회(2021.11.16) △최종연구보고회(2021.11.19)로 진행된 것으로 알 수 있다.

4월20일 첫 주민참여연구단 회의에 다녀와서 문제점과 해결점에 대한 방향을 언론 기고문('거제시 중장기종합발전계획' 주민참여연구단 회의에 다녀와서)을 통해 언급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재임하고 있는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를 가정한다면, 2022년 2월 말경에 시장직 사퇴를 해야 하는데 '거제시 중장기 발전계획'을 누가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시기적인 부적절성을 지적했고, 그 대안으로 이념을 떠나 여러 정당들이 참여한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중장기 발전계획을 공동으로 논의해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월16일 참여한 '주민참여연구단 비전공유회'에서 용역사 대표는 현재 거제의 슬로건이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이므로 거제의 비전은 '미래를 준비하는 평화경제도시, 거제'라고 설명하면서 '평화'를 넣었다고 했다.

여러 사업 중에서 '스마트 농수산식품 클러스터 조성' 중 '기내식 클러스터 육성'이 있는데 기존 경쟁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거제의 농업기술 체질이 형성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더니, 용역사 대표는 지역적으로 스토리가 없어도 거제에 이런 사업이 있으면 좋다는 막연한 답변을 했다.

시장·부시장, 거제시의회에 최종보고를 한 150여 사업 다수는 거제 현실과 체질에 맞지 않는 사업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에 의아했다. 또 이 결과가 거제시 국·소 공무원들이 워크숍까지 하면서까지 만들어 낸 보고서이기에 과연 공무원들은 거제 미래를 만드는데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지난달 19일 최종연구보고회에서 변광용 시장은 "꼭 필요한건 넣고 아닌 건 과감히 취사선택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계획을 담은 나열식 보고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고민없이 여러 요구대로 좋아 보이는 사업계획만 세우다 보면 거제의 미래가치를 담을 수 없고 거제시의 방향서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공허함을 느꼈다.

거제시 공무원들이 거제시민만 바라보면서 합리적인 생각과 사명감으로, 더 간절한 마음으로 거제의 미래를 생각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 용역사에게 주어진 거제시민의 혈세 2억7600만원도 헛되이 사용되지 않고 더 알차게 활용됐을 것이다. 무용지물인 용역보고서라면 누가 거제시민의 혈세를 되돌려 줄 것인가?       

다행히 연말까지 수렴한 의견을 검토하고 고민한 결과를 최종보고서에 담겠다는 용역사의 답변을 믿어보면서 늦은감 없지 않지만 거제 미래를 위해 실현 가능하고 지속발전 가능한 큰 그림이 그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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