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커피숍 야외 테라스 밑에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아 시끄럽고 냄새가 심해 화가 난다"는 최민자(46·고현동)씨.

매일 같은 시간에 차를 타고 온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자)이 테라스 근처에 사료·물을 갖다 놓는다고 했다. 동네 고양이가 다 모이고 새끼까지 낳는다고 밥 좀 그만 주라고 했더니 굶고 있는 애들이 불쌍하지 않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최씨는 캣맘을 붙잡아 따지고 싶었다. 길고양이가 좋으면 본인 집에 데려다 놓고 키우던지, 왜 남의 영업장 인근에 밥을 줘서 새끼까지 낳게 하고 오물은 안 치우며 소음은 어쩔 것인지 등.

"밤·새벽으로 갓난 애기가 심하게 우는 듯한 고양이 울음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김지숙(35·옥포동)씨.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밥그릇을 발견하고는 쥐 끈끈이를 붙여 놨더니 캣맘이 다시는 안오고, 시끄럽던 고양이 울음소리도 없어졌다고 했다.

"아파트 화단에 길고양이 사료와 배설물이 섞여 파리가 끓고 냄새가 심해 신경질이 난다"는 박애숙(37·장평동)씨는 캣맘 차량에 악성 문구를 붙여놨다고 했다.

"1년여간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적이 있다"는 이미래(28·수양동)씨는 집고양이를 키우고 있지만 캣맘들을 만나면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가이드라인을 얘기한다.

한마리가 하루에 먹기 알맞은 사료량 주기와 밥주기 전 밥그릇을 깨끗이 씻고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고정하기, 밥그릇 주변 사료와 고양이 털뭉치·배설물 치우기 등이다. 내가 좋아서 밥을 주지만 청결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오히려 고양이가 해꼬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 농업정책과 길고양이 중성화(TNR)사업 담당자는 캣맘들은 본인이 좋아서 사료를 주지만 시에서 따로 지원은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 캣맘을 만나면 민원내용을 설명하고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밥그릇 위치를 옮겨 달라고만 얘기한다고 했다.

대부분 수긍하지만 '내돈 주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데 무슨 간섭이냐, 사유재산 침범'이라고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한다. 동물보호법에 캣맘에 대한 조항이 따로 없어 지도와 홍보만 할 뿐이라고 했다.

시는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국비와 자체예산을 들여 2019년 113마리, 2020년 401마리, 2021년 520마리의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캣맘이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또 지난 2월 보물2호 보신각종 울타리에 '유물 보존을 위해 종각 안에 고양이 사료를 넣지 마십시오'라는 문구가 붙어 온라인상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서울시 강동구·관악구·서초구·서대문구·도봉구 등은 개인이 급식소를 설치하지 않고 구청에서 급식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특히 서대문구와 도봉구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안전을 위해 철제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다.

캣맘들이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은 자유다. 사랑하는 만큼 주변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관계당국은 중성화수술만 관리하지 말고 캣맘·캣대디들로 인해 늘어나는 개체수나 각종 민원에 대해 지도·홍보에도 나서주면 좋겠다.

※제보자의 이름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게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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