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는 2003년 미국에서 발행된 할레드 호세이니의 장편소설인데 나중에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73년의 군주제 폐지·1979년의 소련의 침공·탈레반 정권·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21년) 등.

주인공 아미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겪는 아픔과 고뇌, 평온한 일상이 전쟁과 내전으로 인하여 격변한 현실을 잘 그려내고 있다.

부유한 집의 외아들 아미르와 하인의 아들 하산은 절친한 친구처럼 지낸다. 하산은 떨어진 연을 쫓아서 찾아내는 기막힌 재주를 갖고 있다. 아미르가 12살 되던 해 겨울, 연날리기 시합 때 하산은 연을 쫓다가 동네 불량배들에게서 고통을 겪지만 아미르는 이를 돕지않고 외면한다. 또한 도둑의 누명을 씌워 하산을 집에서 쫓아낸다. 그래, 그놈은 하자라놈일 뿐이야. 옛날 몽골 지배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납작코, 우리와 닮은 사람들, 천한 신분의 하자라. 

그후 아미르는 아버지와 함께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해 평온한 생활을 하다가 38세가 되던 2001년 여름, 하산의 아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배반한 죄값을 치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탈레반 지배하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서 소랍을 구출한다.

나는 이 소설을 7년쯤 전에 영어로 읽고 진한 감동을 받아서 2년쯤 전에 다시 읽었다. 아프가니스탄, 우리가 잘 모르는 이슬람의 나라, 그러나 거기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평범한 일상과 우정, 질투와 배신, 그리고 후회가 있었다.

이제 다시 아프가니스탄이 텔레비전과 인터넷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탈레반이란 원래 학생이라는 뜻인데 배워도 정말 잘못 배웠다. 어떻게 그렇게 같은 인간을, 같은 민족을 폭압적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살해하고 여성들을 억압할 수 있는가? 세계 인구의 1/4이 믿고 있다는 이슬람, 그 가르침은 예수나 부처와 같이 사랑과 자비를 벗어날 수 없겠지만 코란의 해석에 따라서 무자비한 폭도가 될 수도 있다.

인간이란 정말 신과 짐승의 중간적인 존재인데 인류를 위해서 봉사하는 숭고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짐승보다 못하게 동족을 죽이는 무리도 있다. 이데올로기가 잘못되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가져오는가? 공산주의·파시즘·기독교 등 인간이 인간을 조직적·의도적으로 살해한 만행은 그 예가 너무나도 많다. 2차대전 당시 600만명의 유태인을 살해한 나치즘, 크메르에서는 공산주의의 이름으로 300만명을 살해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작가 황석영이 쓴 '손님'은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약 50일간에 펼쳐진 살육을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도 친하고 편하게 지내왔던 동네 사람들이 공산주의와 반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살해하고 또 보복 살해를 했다.

어떻게 무슨 주의나 사상이 인간의 목숨 그 자체보다도 소중할 수 있겠는가? 그 모든 사상과 이즘은 바로 인간의 행복을 위한 방편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 방편을 위해서 그 목표 자체 즉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다면 전도몽상이요 어불성설이다.

인간과 아주 닮은 유전자를 가진 침팬지와 보노보가 있는데 침팬지는 그 공격성이 제일 심하고 보노보는 아주 평화적인 집단을 이루고 살아간다. 그 중간적인 존재가 인간인데 우리는 이제 보노보를 닮아가야 한다.

정말 인류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 에덴동산으로. 사랑과 자비, 그 외의 모든 이즘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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