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제우스신이 세상의 여자중에 이미 결혼한 알크메네에게 눈독을 들였다. 마침 그의 남편이 전장에 나간 틈을 타서 동침해 얻은 아들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영웅 헤라클레스다.

제우스의 씨를 받아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자가 신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헤라의 젖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남편이 외도해 낳은 아이에게 젖을 줄리 만무했다. 그때 헤르메스신이 길에서 주운 아이라 하며 젖동냥을 부탁한다. 헤라는 젖을 주다 아기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 어린 헤라클레스를 가슴에서 밀쳐버린다. 그때 빨던 젖줄기가 하늘로 솟구쳐 만든 '우유길(Milky Way)'이 은하수다.

옥황상제의 손녀중에 바느질 솜씨가 뛰어난 직녀(織女)는 소치는 청년 견우(牽牛)를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에 불붙은 두 사람은 일은 않고 늘 붙어 살았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누구도 건널 수 없는 하늘의 강 은하수를 경계로 양쪽으로 떨어뜨려 놓고 일년에 단 한 번만 만나라 명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그리워하는 두 사람을 안타깝게 여긴 세상의 까막까치들이 음력 칠월칠일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 하늘 강에 오작교(烏鵲橋)를 놓아주느라고 지상에는 까막까치를 볼 수 없다. 두 사람은 까막까치의 머리를 밟고 지나간 탓에 다음날 까막까치들은 머리가 벗겨져 돌아왔다. 그날 만남이 너무 기뻐 흘린 눈물이 칠석우(七夕雨)가 돼 내렸다. 세상의 처녀들은 직녀에게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비는 걸교(乞巧) 행사가 지방마다 별도로 있었다.

이런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여름날 멍석 위에 누워 은하수를 보며 할머니가 들려주면 좀 좋으랴마는 요새 아이들에게는 이런 정서를 잃은 지 오래됐다. 발렌타인데이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랑의 날 칠석은 모른다.

올해는 8월14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연인의 날'이라는데 너무 어른에 맞춰진 이름이라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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