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회 "주민참여·문화재·역사 가치 높아 보존해야"
추진위 "공론화 거친 현안, 국비까지 확보했다" 난색
거제시 "미니어처 제작·전시 등 보전책 최대한 마련 계획"

거제시가 공모사업으로 고현동복합커뮤니티센터 신축을 앞두고 일부 주민들이 현 청사 건물을 거제 근대사의 산증인으로 보존돼야 할 유산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난항에 빠졌다. 사진은 현재 고현동 청사 모습.
거제시가 공모사업으로 고현동복합커뮤니티센터 신축을 앞두고 일부 주민들이 현 청사 건물을 거제 근대사의 산증인으로 보존돼야 할 유산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난항에 빠졌다. 사진은 현재 고현동 청사 모습.

거제시가 공모사업으로 추진중인 고현동 新 청사(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주민들이 현 청사 보존을 주장하며 반발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협소하고 노후화된 현 청사를 하루빨리 허물고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신축해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반해 현성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들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고 지역 근현대사의 상징을 폐기물처럼 흔적도 없이 허물어선 안된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직 신협읍장 출신 모임인 현성회(회장 김장욱)는 지난달 30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등에 탄원서를 내고 거제군 옛 청사(현 고현동 청사)가 역사적으로 보전되는 정의로운 결정을 염원한다고 밝혔다.

탄원서에 따르면 현 고현동 청사는 1956년 준공된 석조건물로 근대 지역공동체 역사를 대변하는 지역의 대표적 건물로 보존돼야 할 자산이다. 거제군청으로 사용됐던 'ㄷ'자형 평면을 가진 1층 규모의 화강석 조적조 건물로 정면 중앙에 박공지붕의 돌출 현관 캐노피와 세로로 긴 창의 상·하인방식 내쌓기, 외벽상부 상중 돌출 코니스 등이 특징적인 건물로 근대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특히 이들은 청사를 건축할 당시 화강석 등 건축자재를 지역에서 조달하고, 지역민들이 직접 시공에 참여해 피와 땀으로 만든 거제 근대사의 상징이며 지역공동체의 역사를 대변하는 대표적 건물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반발이다. 또 주민들이 일운면에서 화강암을 채석·운반하고 포로수용소 철거 때 나온 건축자재 등을 재사용한 역사성과 공동체의식은 거제인의 자긍심이자 근대사의 산증인으로 보전돼야 할 유산이라는 주장이다. 

또 이들은 2007년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의 조사를 바탕으로 한 근대문화재분과 회의록에 (당시)신현읍사무소는 문화재 가치가 있고 검토의견으로 '등록예고'라고 밝혔지만 시가 문화재등록 신청을 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현동 신청사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옥만호)는 일부 주민들의 청사 신축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민 복지·편의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고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고현동 신청사 건립은 지난 2010년 전부터 추진된 현안으로 거제시가 공모를 통해 어렵게 국비까지 확보한 마당에 이제 와서 반대를 한다면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19년 8월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9%가 신청사 건립을 희망하고, 76%가 시급히 건립해야 한다고 답변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건립을 위한 관련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제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 2010년 고현동 청사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같은해 10월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며 신청사 건립을 가시화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추진을 보류했다.

이후 주민들의 계속된 신청사 건립 요구에 2019년 8월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재추진을 결정하고 2020년 9월 정부의 2021년 생활 SOC복합화 공모사업에 고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사업이 선정돼 사업비 176억원(국비 33억·시비 143억)을 확보했다.

이에 시는 올해 공공건축 심의와 실시설계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하반기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커뮤니센터는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6900㎡에 주차장과 ·생활문화센터 등을 만들 예정이다. 지하 1·2층은 주차장으로, 지상 1층은 공원으로 조성해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상 1층에는 옛 청사의 역사를 남길 수 있는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청사미니어처를 제작·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공모에 선정되고 착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청사 보존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우려스럽다"면서도 "신청사 건립은 주민들의 숙원이고 시급한 현안인 만큼 공론화를 통한 철저한 준비로 공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청사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감안해 보존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그럴 경우 건물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사업비 또한 크게 증가해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미니어처 제작·전시,  공원 및 주차장 조성 등을 통해 역사성을 이어가면서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최대한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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