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KDDX사업 재평가 당연
불공정한 KDDX사업 재평가 당연
  • 백승태 기자
  • 승인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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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한국형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7조원 대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개발사업이 시작부터 구린내가 풍긴다. 우선협상대상자(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방산 분야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대우조선해양이 0.056점의 근소한 차이로 배제되고 현대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외쳐왔던 공정하고 정의로운 평가라면 어느 누가 선정되던 그 누가 결과를 문제 삼겠는가. 하지만 이번 평가는 특혜와 불·탈법이 얼룩진 짜 맞추기식이라는 의혹과 정황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일부 불·탈법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이 판결을 진행중이며,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현대중공업과 평가를 담당한 방위사업청도 인정했다.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짬짜미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구린내가 풍기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개념 설계도를 도촬(도둑촬영)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훔친 개념 설계도를 조금이라도 활용했다면 현대중공업 제안서는 그 자체가 위법한 문서로 선정 결과 또한 무효가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현대중공업측이 내놓은 해명은 기가 막힌다. 개념 설계도 등을 직원이 도촬한 건 맞지만 방사청이 지난 8월 평가한 기본설계에는 활용하지 않았다는 변명 같은 입장이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음주단속에 걸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는 오리발과 다름없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3급 비밀인 KDDX 개념설계도를 몰래 동영상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해군 관련자 일부도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그런데도 방위사업청의 모호한 기준과 불공정한 평가로, 현대중공업에 패널티를 주기는 커녕 편파적인 평가로 기술 우위가 입증된 대우조선해양을 배제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대우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되자 곧장 제안서 평가에 불복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의 확인 등을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지상파 방송은 "옛 기무사가 기밀자료를 빼돌린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를 무려 9번이나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183번이나 소환 조사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기밀보호법위반 사건"이라고 단정했다. 

사업자 선정을 낙관하던 대우조선은 물론 거제시와 조선업계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공정치 못한 편파적 평가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각계각층에서 재평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우조선 노동자들도 청와대와 국회·국방부·방위사업청·해군·현대 본사 앞에서 연일 시위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불공정한 평가를 규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특혜까지 주며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려는 정부가 이번에는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평가로 또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주고 대우조선해양을 죽이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경남도의회도 잇따라 입장을 밝히며 재평가를 촉구했다. 서일준 국회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도 국회와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KDDX 사업은 사업비가 7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업계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알짜 사업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침체된 수주 등으로 수천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내쫓기는 거제로서는 회생의 단비가 될 수 있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국정감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의신청에 대해 재검증이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나 계약적으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니 두 눈 부릅뜨고 결과를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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