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 제25회 바다의 날을 맞아

김종천 전 거제시 해양항만국장
김종천 전 거제시 해양조선관광국장

최근 바다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이 방치되면서 해양생태계 교란·파괴와 함께 식탁까지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을 어패류가 섭취해 먹이사슬을 타고 우리건강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심각성은 잘 알려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

해양쓰레기는 바다에 떠있을 때는 해면에 투과되는 빛을 차단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성을 억제해 어족자원의 생육을 저해하고, 바다밑에 가라앉은 쓰레기는 이동성 저서 생물과 조개류·해조류 서식처 선점과 훼손·최상위 계층의 어류·포유류의 생존까지 위협한다.

이러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은 수년 전부터 대두됐지만 사회적인 큰 관심과 체계적 처리방안을 찾지 못하고 물결치는 대로, 조류 흐르는 대로 마냥 바라볼 정도다. 그나마 행정기관에서 매년 수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어민·시민단체도 특정 기간이나 기념일 행사 등에 참여하는 정도이므로 사회적 관심과 함께 범시민적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낙동강 수계에 있는 거제시는 육지의 산업폐기물과 생활쓰레기·폐기자재·축산폐수·초목류 등의 대량유입과 조업 중 유실 또는 투기되는 폐그물·로프·통발류·폐유, 어장 또는 양식장에서 자연재해로 버려지는 어구·어망·폐스티로폼, 선박 해난사고로 발생하는 폐기물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그 발생량의 예측은 불가하다.

거제시의 경우 연간 10~12억여원의 사업비로 2400여톤을 수거처리 한다고 하는데 발생량을 알 수가 없어 그 처리비용 또한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경남도에서 깨끗한 해안변 조성·수중해양환경정비·부유쓰레기 최소화·수거 운반인프라 확충·재활용 촉진 의식개선 강화 등 5대 중점과제를 설정하고, 바다지킴이 확대·200톤 수거운반선 건조·육상집하장 건립 등 18개 사업에 269억원을 투입해 체계적인 처리방안을 확립한다고 한다.

이러한 행정의 노력만으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해양쓰레기는 한 번 바다로 유입되면 빠르게 확산되므로 수거하는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이로 인한 피해를 정확히 집계하고 대비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 수거보다는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해양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우선이다.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다. 또한 도서인 거제시에는 더없이 중요한 자산이고 자원이다. 이젠 책임감 없이 버린 후 자연보호 운동 차원에서 행사용으로만 청소하고 또 일정기간이 지나면 쏟아내 수거하는, 이런 획일화·반복 행사로 시름하는 물고기와 죽어가는 바다를 살릴 수 없다.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모든 기회에는 의무가, 모든 소유에는 그에 상응하는 임무가 따른다'는 말처럼, 바다를 누리는 시민 모두가 바다 살리기에 동참해야 깨끗한 바다를 되찾을 수 있다.

바다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인간의 몸에 암세포가 자라날 때 초기치료를 놓친 후 자각증세(自覺症勢)를 느낄 때면 이미 늦었다고 한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한번 오염된 바다는 회복이 쉽지 않다.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그 심각성을 모두가 인식해 어업 활동이나 운항 중에 생기는 쓰레기는 자체 수거해야 한다. 연안을 터전으로 삼아 살고있는 주민들의 경우 주변지역의 쓰레기를 상시 관리하며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더해 바쁜 삶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자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갈 때 자리에 남은 물병도 함께 정리하기를 부탁드린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처럼 바다는 항상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는 넉넉한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이러한 바다에 가장 큰 보답은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모두의 실천으로 후손들에게 더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를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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