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배운 종묘·작목기술, 가업으로 계승·발전
아버지께 배운 종묘·작목기술, 가업으로 계승·발전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9.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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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목 후 1년만에 유자 열리는 묘목 생산 성공한 비파창조농원 정영훈 대표

탱자나무에 접목 후 3~5년이 지난 후에야 열리던 유자가 1년 안에 결실을 맺는 새로운 유자묘목 생산방법이 개발돼 관심을 끈다. 이같은 새로운 농법을 개발한 농민은 사등면 청곡리 '비파창조농원' 정영훈 대표.

정 대표가 개발한 신 우량 유자묘목 생산방법은 열매크기가 작고 많이 열리는 탱자대목에 우성인자를 가진 5년생 유자나무(정삼향)를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접목시기와 기술이 중요하다. 정 대표에 따르면 입춘전후에 접목을 하면 5월 중순에 가지에서 꽃눈이 나오고 수정이 잘될 경우 접목 5개월 후 우량유자가 열린다.

보통 유자나무는 탱자나무에 접목 후 3~5년이 지나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5년이상 돼야 결실을 맺었지만 정 대표의 부친 정준효(2015년 별세)옹이 정삼향이란 유자나무를 개발해 3년으로 단축시켰고, 다시 아들이 1년으로 생산 기간을 단축시킨 것. 올 봄에 접목시킨 500그루 중 63그루에서 꽃이 피고, 6그루에서 결실을 맺어 수확을 맛봤다.

비록 아직까지는 성공률이 낮지만 기술과 방법을 터득했기에 내년에는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또 성공한 유자나무는 곧 전남으로 옮겨져 연구와 대량생산을 거쳐 전국에 보급, 농가소득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출연과 돈에는 관심 없고 기술을 무상으로 전수해 농민들이 보다 잘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기꺼이 하겠다는 생각이다. 국가가 종묘생산허가를 준 것은 우수 종묘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라는 뜻이었다며 좋은 종묘를 생산해 보급하는 것은 자신의 소명이자 책무라고 여긴다.

여기다 요즘은 미래먹거리와 산림자원·환경보호에도 관심을 두고 연구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수종은 상록큰도토리나무라 부르는 왕도토리나무다. 그는 이 왕도토리나무가 공해를 저감하고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먹거리나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또 재선충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소나무의 대체 수목이며 소득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미래의 수종이라고 장담했다. 한마디로 왕도토리 예찬론자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의 농원과 산불피해지역 또는 소나무 재선충 피해지역에 왕도토리나무를 심는다. 흔히 볼 수 있는 도토리보다 2~3배 크기의 왕도토리를 모아 분말을 만들어 '거제도꿀빵'이라는 빵도 개발했고, 도토리를 볶아 만든 '왕도토리커피'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떡과 피자 등 각종 식품에도 첨가할 수 있는 만능식재료라고 자랑한다. 왕도토리는 달고 밤맛이 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맛과 영양이 뛰어나 각종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고, 왕도토리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일반 커피와 달리 불면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 부작용도 전혀 없는 특징이 있다고 소개했다.

비파작목 기술연구와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7년여간 실험과 연구 끝에 비파가 가진 약리적 성분을 그대로 가진 '정영훈비파환'을 출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가 종묘생산과 수목에 관심을 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10살 때부터 부친의 옆에서 보고 들으며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종묘생산과 수목관리법 등이었다. 수년전 86세의 나이로 작고한 부친 정준효 옹은 종묘생산과 작목기술 개발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공으로 거제시민상을 수상한 농업분야 선구자였다. 부친이 70년 동안 연구한 기술을 장남인 그가 뜻을 이어받아 계승·발전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이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가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 어리지만 자식 또한 계속 이어가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이 일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기술개발을 거듭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매진한 것은 1997년. 일본·러시아·스코틀랜드 등에서의 10년 유학생활을 접고 아버지께 배운 종묘생산과 작목기술개발에 몰두했다. 그동안 많은 작목기술과 농식품을 개발하고 만들었지만 유자의 생산기간 단축은 아버지와 자신이 100년에 걸쳐 이룬 성과라고 자평했다.

나무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유자묘목 생산기술은 (다소 황당하고 엉뚱하지만)특정인의 이름을 부르며 진정으로 갈망했기에 성공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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