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체 종합 4연승 이끈 거제시 검도협회 조학용 회장

"호구(보호장구)를 쓰고 칼을 휘두르는 것만 보고 멋있다며 검도를 동경해 배우려는 사람은 아예 검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검도란 놀이나 운동처럼 하는 게 아니라 예의와 신의·인내를 배우고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의 과정입니다. 보통 2년 이상 꾸준히 정진해야 검도가 무엇이라는 것을 알까말까 할 정도입니다."

거제시검도협회 조학용(59) 회장은 검도란 칼(劍)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갈고닦는 자기만의 수련의 길(道)이라고 정의했다. 거제시 검도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지난달 진주에서 열린 경상남도생활체육 대축전 검도 경기에서 4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둔 것도 묵묵히 자신의 심신을 단련해온 거제 검도인들의 수련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거제 검도계의 산증인이자 레전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산이 고향인 그는 중학교까지 검도선수 생활을 했고, 이후 1984년 사업차 거제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검도인이자 하청중 체육교사였던 후배의 권유와 제의에 뜻을 합쳐 거제에서 검도인을 육성하기로 하고 장평에 도장을 차렸다. 지역 검도인 육성이라는 거창한 계획보다 우선 경남도민체전에 나갈 수 있는 선수라도 발굴하자는 게 사실상의 주 목적이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92년 장평동 한 건물의 지하에 40평 남짓의 '거제검도관'을 열고 관원들을 모집했다. 이것이 거제 최초의 검도관이고, 지금까지 같은 이름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와 후배는 사업장과 학교에서 일과를 마치고 저녁이면 검도관에서 관장과 사범역할을 도맡으며 관원들을 가르쳤다. 동우회도 만들어 불모지나 다름없던 지역에 검도를 알리기도 했다.

2년이 지난 94년 거제선수로 구성된 자체적인 선수단을 구성해 도민체전에 출전했다. 비록 크게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초보 감독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던 그때가 무척 감동스러웠다는 그는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4회 연속 종합우승을 거둘 정도로 거제시 검도선수들의 기량이 수준급에 올랐다고 회고했다.

당시 거제에서 하나뿐이었던 검도관도 이젠 4~5개로 늘었고, 지역 검도인도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양적 성장도 기쁜 일이지만 다수의 실업팀 선수가 배출될 정도로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는 게 더 감격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도체 등에 출전한 선수들은 아마추어지만 여타 시·군의 엘리트 선수들과 시합을 해도 결코 뒤지지 않고 선전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현재 열정적으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또 각계각층에서 검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역 검도인들의 헌신적인 검도사랑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수준급 기량을 갖춘 지역 출신 선수들을 타 도시 실업팀으로 뺏기는 것이라면서 거제시청에도 검도팀을 만들어 선수들을 지키고 육성하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시절 검도를 시작한 그는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검을 잡고 후배들을 가르칠 정도로 평생 검도와 인연을 맺고 있다. 아직 최고 경지인 8단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입신의 경지나 다름없는 6단으로 경남도 승단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다. 4단이면 사범인정을 받으니 6단인 그의 무공은 익히 가늠할 수 있다. 

그는 현재 거제시 검도협회장이기도 하지만 거제주류 전무이사직을 맡아 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회사 직원 상당수도 검도인일 정도로 검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의 인생이기도 하다. 검(檢)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게 사람'이라는 마지막 말에 그의 내공을 엿보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검도는 신체보호용 호구를 착용하고 죽도를 이용해 상대의 머리·손목·허리·목·찌름을 공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증진에 탁월하며, 어린이들의 성장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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