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등면 가조도에 옛날에 놋쇠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 조선 말기까지도 다리가 있었다고 한다. 놋쇠로 만든 다리가 있는 마을이라 해서 놋다리마을이라 했다. 놋다리 마을을 한문으로 표기하면서 놋쇠 유(鍮)에 다리 교(橋) 자를 써 '유교(鍮橋)'라 했다.

놋다리마을은 가조도 옥녀봉이 여인처럼 다소곳이 앉아서 치마폭을 동남으로 펼쳐놓은 것 같다.

이 마을 북쪽에 천하명산인 옥녀봉이 바다 속에 있었다. 이곳에 묘를 쓰면 큰 부자가 되거나 큰 벼슬을 한다고 하는 물 명산이다.

먼 옛날부터 바닷가 물 명산에 묘를 쓰고자 했으나 물에 들어갈 잠수부도 없었고, 해녀도 없던 시절이라 묘를 쓸 수가 없었다.

가조도에 천하에 제일가는 물 명산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중국에 사는 이도백이란 사람이 이곳을 찾아와서 자기 조상의 묘를 명산에 쓰려고 했으나, 바다 속에 있는 명산에 내려갈 사람이 없었다.

여러 날을 수소문 했더니, 젊은 총각이 물속에 들어가서 묘를 쓰겠다고 찾아왔다. 그 총각에게 이도백은 많은 돈을 주면서, 물밑에 가면 물소 같이 생긴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 뿔 오른쪽에는 우리 조상의 머리를 걸어 놓고, 왼쪽은 총각 아버지의 머리유골을 걸어 놓고 나오라고 했다. 

이 총각은 양손에 유골을 들고 물속으로 내려갔으나, 물속에 큰 황소 같은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의 눈에서는 시뻘건 불을 켜고 있고, 이빨이 긴 주둥이를 떡 벌리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니 너무 겁이 나 뒤돌아서면서 유골을 바꿔 걸어놓고 올라 왔다.

총각은 그길로 중국으로 가서 천자의 딸과 결혼해 주나라 천자가 됐고, 이도백은 부자가 돼 이곳에 놋쇠로 다리를 놓고 부자로 살았다는 전설의 마을이다. 그래서 후세들은 거제에 가면 놋쇠로 만든 다리가 있고, 칠천개의 섬(칠천도를 일컫는 말)이 있다는 말도 전했다.

이후 유교는 피조개 양식 등 어업이 발달해 부자마을로 통했다. 현재 해발 331.9m의 옥녀봉은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가 약수터에 내려와 목욕을 한 뒤 사슴과 놀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명산이라는 전설도 남아 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