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사(師:子張)와 상(商:子夏)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子曰, 過猶不及)."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 과유불급이다.

공자가 제(齊)나라를 방문했을 때였다. 환공의 곁에 신기한 그릇하나가 있었다. 이 그릇은 속에 아무 것도 담지 않으면 기울어지고, 가득 채우게 되면 자빠지지만, 적당히 채웠을 때는 반듯하게 섰다. 이 그릇을 제환공은 옆에 두고 늘 보면서 자신이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는 '유좌지기(宥坐之器)'로 삼았다. 이를 보고 공자는 "비록 지혜가 하늘처럼 높아도 어리석은 것처럼 하고, 비록 그 공로가 천하에 끼쳤다 해도 자기를 낮추라"는 가르침을 준다. 잔에 술을 7할 이상 따르면 모두 새어버리도록 만든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은, 과음을 삼가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지나친 욕심을 자제하기 위한다는 의미가 더 컸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후기 실학자 하백원과 도공 우명옥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계영배가 거상(巨商) 임상옥(林尙沃)에게 전해졌다고 야사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탄탈로스(Tantalos)는 제우스의 아들로, 신의 음식을 지상으로 가져가 친구들에게 나누어 준 죄로 제우스는 탄탈로스를 죽여 지옥에서 굶주림과 목마름의 형벌을 받게 했다. 물이 턱에까지 차는 연못에 갇혀 있으나 물을 마시려 하면 빠져나가고, 머리 위에 잘 익은 과일이 열린 가지가 늘어져 있지만 손을 뻗으면 멀리 이동하는 형벌이었다. 욕망이 곧 충족될 것 같이 보이면서도 충족되지 않는 괴로움을 일컬어 '탄탈로스의 고통'이라 한다.

액체가 부풀어 오르다 한계에 이르면 모두 쏟아지는 화학실험기구인 '탄탈로스의 접시'도 계영배와 비슷한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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