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이성만 대우조선 선실생산팀 지원파트장(차장)

“하루 2시간씩 2년 동안 공부를 하면서 세상의 지식은 너무나 많고 배울 것과 새로운 것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성만(李城滿·44·옥포동) 대우조선해양 선실생산팀 지원파트장(차장)은 1983년 7월31일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고졸 공채로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고향인 전라남도 순천을 떠나온 지 올해로 꼭 25년이 됐다. 1990년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모두 거제에서 태어나는 등 거제도가 이젠 고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다.

훈련기간을 거쳐 시험을 통해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됐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신혼살림을 월세방에서 시작해 전세를 전전긍긍하다 지금은 내 집을 갖게 됐다.

정신없이 일만 하던 그였다. 늘 하지 못했던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일만 할 때는 일이 너무 좋아 밀려오는 성취감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회사문을 나설 정도였다. 열심히 일 해서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만이 최고인 줄만 알았다.

그러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대우조선에서 인재양성을 위해 우수사원들에게 학비 전액을 지원해주는 사이버 대학 입학자로 선정된 것이다.

2006년 3월 세종사이버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매일 2시간씩 2년 동안 공부하면서 3학년 과정을 모두 소화해 버렸다. 빨리 졸업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2007년 한 해 그는 4.3점 만점에 4.2점대로 과 수석을 했다. 올해 4학년이 되는 그는 내년 졸업 후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에도 진학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2년을 공부하면서 그는 많은 생각의 변화를 겪었다. 우선 일만 할 땐 몰랐던 배움의 기쁨을 알았고, 세상에는 참 많은 지식이 있고 새로운 것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단다.

내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남에게 보여지는 외적인 발전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일이 전부가 아니라 공부를 즐기고, 인생을 즐기는 새로운 영역에서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함께 세종 사이버 대학에 다니는 40명의 직원들과 ‘세종대왕회’ 서클 회장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맡았다.

이 모임을 통해 자신들의 전공 분야가 아닌 다른 부분에 대한 새로운 지식도 알게 되고, 정보도 공유한단다. 회사 일을 할 때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큰 도움을 서로 주고받고 있다.

▲ 이성만 대우조선해양 조선생산팀 지원파트장이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을 신조로 목표를 갖고 내적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회사일도 결코 그럭저럭 넘어가선 안 된다. 회사가 나에게 기회를 준 만큼 나도 회사에 보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20여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는 2시간 동안 컴퓨터의 교수를 쳐다봐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 파트장은 “시험기간이면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공부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에서 얻는 성취감과는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보며 공부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깊은 관찰력과 역발상 습관 때문에 발명에도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키높이(70~80㎝) 신발로 특허도 받아 놓았다.

“일만 할 때는 뒤돌아보면 남는 것이 없었지만 공부는 남는 게 있었고, 또 미래도 있다” 는 그는 “또 다른 발명의 재주를 살려 작은 회사라도 경영해 보고 싶은 것이 작은 희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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