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시장에게 시정혁신을 묻다]
32개 부서서 51개 실행계획 마련…시책으로 실행 중
One-Stop허가과 신설·시문시답·생활공감 모니터단 운영 등

민선7기 변광용 거제시장의 취임 1주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시정혁신담당을 신설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변 시장. 역대 정부에서도 각종 혁신 정책들을 펼쳐왔으나 정권의 임기와 함께 소명해온 전례에 비춰 문재인 정부의 인권·안전·배려·노동·사회적 통합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담아 정부혁신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거제시는 이런 정부혁신 방향을 시책으로 잘 녹여내는지 서면질의를 통한 변 시장의 혁신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변광용 거제시장이 시정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시정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취임하고 시정혁신담당관이라는 부서를 신설했다.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 그렇다. 2018년 10월 1일부로 시정혁신담당관을 신설하고 조직 내 지속된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 문화, 행태의 개선을 통해 공직의 변화를 추구했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러나 급격한 조직의 변화는 조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급기야 그 정책이 조직원들에게 내재화되지 못하고 예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서히 소통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잘 따라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역대 정부들에서도 정부혁신은 항상 있었으나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정권과 함께 소멸돼 왔지 않나 생각하는데, 문재인 정부의 혁신 방향은.
= 김영삼 정부 이래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들에서 각종 정부혁신 정책들이 펼쳐졌지만 정권의 임기와 그 운명을 함께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 원인이 상명하달식 정책의 전개로 정책을 집행하는 최일선 지자체 구성원들에게 내재화 시키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문재인 정부의 정부혁신 방향은 우선 사회적 가치 추구의 배경과 동향을 읽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년간 지속해온 기업·자율·경쟁·성장이란 시장경제적 가치추구의 패러다임에 의해 양극화와 불평등이 증대하고 저성장과 고용불안이 일상화됐다. 즉 국민행복감은 경제성장 결과와 비례하지 않고, 단선적 경제성장과 일방적 복지정책만으로는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인권·안전·배려·노동·사회통합과 같은 가치를 '사회적 가치'라는 개념에 담아 시민의 적극적 참여, 행정내부의 협업뿐 아니라 시민사회와의 협력으로 기존 시장경제적 가치 추구 편중의 패러다임을 사회적 가치 추구로 균형을 맞춰 '국민이 주인인 정부'의 실현을 정부혁신 추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둘째, 정부혁신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읽어야 한다. 합법성과 관료주의적 합리성을 중시하는 전통적 공직가치에 대한 반발로, 1980년대 시장메커니즘·서비스·고객만족을 강조하는 신공공관리 패러다임의 등장이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정부혁신의 핵심 기조였다.

신공공관리의 경쟁·능률·고객만족의 지나친 강조에 따른 비판과 공무원의 동기부여 실패로 역대 정부의 정부혁신은 최하위 공직사회에까지 내재화 되지 못하고 1인 독주의 고독한 혁신에 그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정부혁신은 역대정부의 신공공관리 관점에 따른 혁신의 철저한 반성과 성찰의 바탕위에,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 즉 사회적가치 중심 혁신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방향을 전 구성원이 잘 숙지해 역대 정부의 혁신이 몇몇 전담부서만의 전유물로 회자되다 정권과 함께 운명을 다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1200여 직원들과 최선을 다하겠다.

Q. 시책에 어떻게 반영·실천하고 있나.
= 거제시는 지난 2월 21일 32개 부서에서 51개의 실행계획을 마련해 보고회를 갖고 시책으로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각종 재정사업의 심사·평가시 사회적 가치 반영 항목을 넣어 사업 추진시 취약계층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산과정에 실질적 주민참여를 활성화하도록 '거제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개정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설치와 '주민참여예산제 연구회' 및 '예산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정책과정에 시민참여 확대를 위해 국민신문고 제안자 시민참여포인트를 부여하고, 시민소통을 위해 '시문시답'운영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거제추진위원회' 4개분과에서 분야별 시책발굴, '생활공감 모니터단'을 통해 생활밀착형 아이디어 건의로 시민의 정책참여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영업장 앞 종일 장기주차 차량으로 인해 영업방해 현상이 심각해 주민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므로 일부구획을 영업장 우선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및 지침을 개정했다.

자동차 정기검사 사전 알림서비스 확대를 통해 시민이 불편·불안해하거나 몰라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찾기 전에 먼저 해결해주는 '선제적·예방적 서비스'를 활성화 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 많은 실행계획들을 수립했지만 마지막으로 허가과의 적극행정 실행계획은 각종 인·허가 법정처리 기한을 단축하고 건축복합민원 일괄협의회를 개최해 시민들의 방문을 최소화하는 One-Stop허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시민들에게 민원처리기간을 단축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획기적인 혁신안도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혁신안도 우리 내부가 가지고 있었던 오랜 관행을 새로운 가치로 하나씩 벗어 던질 때 가능하리라 본다.

이제부터 실천이다. 계획만 세워놓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하는 척만 한다면 역대정부들의 혁신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작은 시작이지만 발걸음을 떼 보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내부혁신을 위해 거제시 공무원들에게 한마디.
= 문민정부 이후 국민은 복지부동·무사안일과 책임회피·부패 등 공직자의 보편적 행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영혼없는 공무원'이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공직내부로 투영시켜 공직내부의 혁신을 위해 다음의 공직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공직가치는 단순히 공무원에게 윤리적으로 행동할 것을 지양하고, 공직윤리 영역뿐만 아니라 민주적 가치, 전문직업적 가치의 영역까지도 포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현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공직가치의 발견도 요구되지만, 전통적 공직가치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민이나 공무원 모두가 전문직업인으로서의 공직자가 추구하는 합법성·전문성·책임성·성실성과 같은 가치를 여전히 우선시하고 있으며, 청렴성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새로운 공직가치 정립을 위해 공무원-시민, 공직 내부간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되, 특히 시민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다양한 그룹의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직가치는 개인의 청렴성·투명성·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직의 다양성·개방성을 확대하고 공익성·민주성 강화 추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오는 6월11일 저명한 강사를 초빙해 전 직원 대상으로 오전, 오후로 나눠 사회적 가치와 정부혁신방향에 대한 교육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 조직원 모두가 시민을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무엇을 우선에 둬야 할지에 대한, 왜 우리는 그렇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 정립의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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