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1976년 초 겨울에 촬영한 사진이다. 하청면과 연초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석포마을에 있는 시골집이다.

산비탈에 있는 집 마당가에는 막돌 담장이 쌓여 있고, 고기를 담아온 항아리와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은 고기를 담고 있는 할머니가 있다. 담장 앞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가마솥에서 고기를 삶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포근한 겨울옷을 입고 불을 지피고 있는  할머니와 말린 고기를 담고 있는 할머니의 표정이 넉넉하고 포근해 보인다. 가마솥 옆에는 겨울을 지내기 위해 뒷산에서 해온 장작더미가 쌓여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장면의 느낌은 정다운 옛시골의 풍요롭고 포근한 기운이다. 살림은 넉넉하지 않아도, 인정 넘치는 시골 풍습과 아름다운 자연 속에 몸과 마음을 담고 사는 것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 같다. 물같이 빠른 세월 속에 생활 문화는 급진적으로 발전돼 옛 우리 삶의 문화는 사라져 마음속에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석포 마을은 하청 앵산자락 서쪽바닷가에 있는 마을이다. 어촌에 있지만, 해안변 수심이 얕고, 풍랑이 심한 곳이다. 그런 지형적인 조건 때문에 어촌이면서 어업보다 농업을 위주로 했다. 농업도 넓은 들이나 평지의 전답이 아니고 앵산의 서쪽 산록 바윗돌 사이에 자연적으로 이뤄어진 밭이다. 이곳은 하청과 연초의 경계지점으로 외진 곳이기 때문에, 이때만 해도 생활문화는 옛날 그대로 잘 전해져 오고 있었다.

자연 속에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이 마을이 산과 바다가 있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각박한 이 세상의 휴양지로 소문이 나서 요즘 와서는 휴식공간의 집들이 많이 들어서고 자연 휴양지로 변했다

석포는 1769년 내가이방(內加耳坊)에 속해 있었던 내가리다. 1889년에 석포리가 됐다. 이 마을은 앵산 서쪽에 위치한 마을로 지형이 귀속과 같이 생겼다고 내가이방(內加耳坊)이라 했는데, 앵산 산록 돌이 많은 포구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돌개라 했는데, 한문으로 기록 하면서 석포(石浦)라 했다.

이때만 해도 산 중턱으로 난 도로는 협소했고, 제대로 된 방파제도 없었다. 바닷가에 사는 마을이지만 주업은 밭농사다. 마을주변 전답 중에 바닷가에 논이 약간 있고, 앵산자락에 개간한 밭이 있었다.

어촌이지만 해산물이 귀했다. 그래서 고기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서는 소금으로 간을 해서 볕이 있는 날에 마당가에서 말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비탈진 밭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 반찬 준비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