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도로에 방음벽 설치비 부담은 부당하다 '주장'
변 시장 "예산 낭비 최소화 위해 국지도 58호선 사업과 연계하려는 것"

평산산업이 국도14호선 우회도로 소음방지를 위해 시에 예탁한 공사비 17억1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장을 접수했다. 거제시는 국지도 58호선과 연계해야 돼서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도14호선 우회도로에서 보이는 아이파크 2차 모습.
평산산업이 국도14호선 우회도로 소음방지를 위해 시에 예탁한 공사비 17억1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장을 접수했다. 거제시는 국지도 58호선과 연계해야 돼서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도14호선 우회도로에서 보이는 아이파크 2차 모습.

평산산업이 국도14호선 우회도로 소음방지를 위해 시에 예탁한 공사비 17억1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장을 지난 2월말께 접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평산산업은 상문동과 수양동 경계선에 위치한 아이파크 2차 시행사다. 당초 평산산업은 국도 14호선 우회도로와 접경지역에 있는 아파트의 소음공해를 막기 위해 거제시에 방음벽 설치비 17억100만원을 예탁했다.

소장 내용에 따르면 평산산업은 지난해 5월께 아이파크2차와 관련한 사용승인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거제시가 송정에서 문동까지 이어지는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과 국도14호선 우회도로가 중첩되는 구간의 방음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용승인을 받아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평산산업은 지난해 7월25일 이행보증예치금을 17억1000만원을 납입하고 같은 달 31일 사용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평산산업은 방음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국지도58호선은 아직 신설되지도 않았고 방음대책이 필요한지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허가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이 사용승인 단계에서 추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파크2차가 먼저 건축된 이후 신설되는 도로에 대해서까지 방음대책 및 방음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의무는 법적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평산산업 역시도 사용승인 당시에는 예치금을 납입하고서, 승인 이후 말을 바꾼 점에 대해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평산산업의 소 제기에 대해 거제시는 현재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거제시가 아이파크 입주와 맞물려 방음벽 설치를 진행했다면 이와 같은 소 제기도 없었을 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평산산업이 현 국도14호선 우회도로가 아이파크 2차에 영향을 미치는 소음 정도가 미비하다는 주장과 거제시의 주장이 일치해 논란이 더욱 제기됐다. 인근에 거주하는 입주민이 소음공해가 심각해 방음벽 설치를 해달라는 수차례의 요청에도 현재까지 지어지지 않는 시의 근거와 평산의 근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206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박형국 의원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박형국 의원은 "아이파크2차와 국도14호선 우회도로가 접경지에 아파트 세대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에 대한 민원에 거제시는 짓겠다고 답변해놓고선 현재까지 질질 끌고만 있다가 소가 제기됐다"며 "아이파크2차는 관리구역이지만 주거지역이 분명한 곳인데 거제시와 평산이 어떻게 똑같이 소음 규제가 더 완화된 상업·준공업지역으로 볼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특히 박 의원은 "당초에 납입된 예치금으로 방음벽을 설치했으면 이와 같은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며 "소에서 지기라도 하면, 거제시가 나중에 다 충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광용 시장은 "국지도 58호선 사업비에서 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지도 58호선과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차원이지, 단지 민원 해소를 위해 방음벽 설치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지도 58호선은 거가대교 송정 부문 접속도로에서 문동까지 연결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사업비만 32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비는 960억원 정도 투입될 예정이지만 재원 부족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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