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퇴치 포상금에도 개체수 여전…근본 대책마련 필요

최근 까치 등이 송전탑·전신주 등에 철사 등으로 집을 지으면서 정전사고가 증가하는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진 속 송전탑 꼭대기에도 까치집이 있다.
최근 까치 등이 송전탑·전신주 등에 철사 등으로 집을 지으면서 정전사고가 증가하는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진 속 송전탑 꼭대기에도 까치집이 있다.

조류에 의해 발생하는 정전사고예방을 위해 전문수렵기관이 포획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개체수 조절 및 정전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전력공사 거제지사(이하 한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거제에서 발생한 정전사고 중 조류에 의해 발생한 건수는 2016년 32건, 2017년 23건, 2018년 30건으로 이중 전주에 둥지를 짓는 과정에서 철사 등을 물어와 문제를 일으킨 5건(2017년 2건·2018년 3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조류자체가 문제를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오전에도 고현 중곡동 일대 전신주에 설치된 까치집 등으로 고현 일대가 순간적으로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매일 협력업체와 같이 전주를 확인하고 있지만 까치·까마귀의 산란기인 3~5월에는 워낙 빠른 속도로 집을 지어 간혹 정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지난 11일 오전에 고현에서 발생한 정전사고도 현장 확인결과 까치둥지가 절반가량 지어진 상태였고 철사 등에 의한 합선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류둥지에 의한 정전 외에 나머지는 대부분이 까치나 까마귀가 전선을 쪼아 발생한 사고들"이라고 덧붙였다.

간혹 전신주가 아닌 송전탑에 집을 짓기도 하는데 송전탑의 경우 거제지사에서 접근권한이 없기 때문에 창원에 있는 경남본부에서 출동해 제거작업이 진행된다.

한전은 조류에 의해 발생하는 정전사고의 대부분이 까치와 까마귀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음에 따라 피해방지단을 구성하고 거제시 환경과로부터 허가를 득해 포획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포획된 까치와 까마귀는 마리당 6000원의 포상금이 주어진다.

한전 관계자는 "매년 포획작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작게는 2000∼3000마리에서 많을 때는 4000∼5000마리까지도 포획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적게는 12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이 까치와 까마귀를 잡아들이는데 사용됐다는 것이다.

아주동 주민 A씨는 "예전에는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해서 친근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사료포대를 뜯기도 하고 쓰레기봉투도 뜯어놔서 그리 반갑지 않다"며 "까치집을 전봇대(전주)에 짓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 합선으로 정전이 일어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들 조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버렸다. 포획을 통한 개체 수 조정보다 이들의 습성을 이용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거제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이 많기 때문에 포획작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거제시 환경과는 "유해조수포획 과정에서 대부분 총을 사용하기 때문에 민가나 축사 인근에서는 포획작업이 불가능하다"며 "특히 거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 포획작업이 가능한 곳이 제한적이라 유해조수포획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유해조수로 지정돼 있다 할지라도 농작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동물들에 한해 포획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전 거제지사 관계자는 "이들 조류에 의해 발생한 정전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자연재해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구제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사고발생 이전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전신주에 까치가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면 국번 없이 123번으로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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