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고현동 중곡 덕진휴먼빌 경비원 김이수씨

아파트 경비원이 재활용분리수거를 하다 주운 1000만원짜리 수표를 주인에게 찾아준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메말라가는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미담 주인공은 고현동 중곡 덕진휴먼빌 경비원 김이수(63)씨다.

김씨는 설 연휴가 끝난 지난 9일 오후 아파트 주차장 인근 재활용수거장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면서 분리수거통 밑에 떨어져 있는 종이를 수거하다 수표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휴지라 생각하고 주운 종이에 1000만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어 처음에는 진짜인지 의심이 갔으나 자세히 살펴본 후 수표를 잃어버리고 종종걸음을 칠 주인을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졌다.

수표의 주인공이 아파트주민이라고 판단한 김씨는 즉각 안내방송을 통해 분실자를 수소문했다. 안내방송 마이크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헐레벌떡 뛰어와 경비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아파트 주민인 70대 후반의 노부부였고, 확인절차를 거쳐 주인에게 수표를 돌려줬다.

노부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화물차로 이용해 새벽 3~4시부터 진주를 오가며 과일과 야채를 떼다 지역 가게에 납품을 하고 있다. 최근 노후된 화물차가 고장나 새 차를 구입하고자 그동안 모아온 적금을 털어 차량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난 7일 은행에서 1000만원짜리 수표를 만들었으나 잃어버렸다는 것.

수표를 되찾은 이 어르신은 "수표를 분실한 이틀 동안 할멈에게 온갖 잔소리를 다 들으며 초상집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목숨 같은 돈을 찾아줘 정말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거듭 전했다. 또 이같은 소식을 들은 노부부의 아들은 직접 낚시한 생선(볼락)을 경비원에게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지만 새해부터 좋은 일을 하니 하루가 즐거웠고, 올 한 해가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마음에 흐뭇했다"면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는데 괜히 말이 새어나가 부끄럽다"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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