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책으로 만드는 문성길 아주초등학교 교사

“제자 사랑의 마음이 조금씩 모이면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아주초등학교 6-1반 담임을 맡은 문성길(文成吉·40) 교사가 1년 동안 보여준 교육방법이 학부모들은 물론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 교사는 매일 학생들과 게임과 놀이를 한다. 놀이수학, 플래시노래 등 다양한 게임을 통해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해 자기 것으로 만들게 하고, 협력놀이를 통해 협동심을 기르고 배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다.

능포동이 고향인 그는 1994년 자신의 모교인 장승포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첫 해는 보통의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을 가르쳤다.

1995년 학생들의 잘 쓰여진 글이 담긴 쓰기 교과서가 아무 의미없이 폐휴지로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그 글들을 다른 학생들도 돌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개인문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년 새학기 아침시간, 국어시간, 과제활동으로 B5 용지에 한 장 한 장 자신의 생각과 여러 글들을 써 모은 100장을 인쇄소에서 책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개인문집 만들기는 13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과 꼭 하고 싶었던 ‘배려운동’을 하고 ‘배려문집’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학생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실천한 배려운동의 소감을 담아 쓰게 한 ‘내가 실천한 배려’, 배려의 뜻을 그림과 짧은 글로 나타낸 ‘배려란’, 가족끼리 따뜻한 정을 나누는 활동 경험을 글로 옮긴 ‘삶을 가꾸는 주말과제’를 묶어 ‘배려이야기’를 학급홈페이지에 올리게 해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배려의 글들은 도덕시간에 ‘배려’가 어떤 것인지 훌륭한 교과서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배려란 말이 낯설어 이 숙제를 1년 동안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배려해야 할 상황에서 배려할 줄 알고, 배려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고 이상하게 느껴지고, 배려를 하는 사람을 보면 흐뭇해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학급앨범 CD를 만들어오고 있다.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놀았던 장면들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겨울방학 동안 학급앨범을 만들어 CD로 학생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그는 DSLR 카메라와 캠코더, 동영상 편집기까지 구입해서 수업 중간 중간 카메라로 찍고, 캠코더로 영상을 남겨야 하는 제작자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사진과 목소리, 때가 돼야 열어볼 수 있는 타임캡슐 등 학창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학급앨범 CD와 자신의 글이 담긴 개인문집, 배려를 통해 배워가는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배려문집은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그는 “새 학기만 되면 학생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가르쳐야 하나 고민되지만 열정하나로 또 새학기를 준비해 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배려’를 통한 사랑의 마음까지 가득 담은 그의 열정은 오늘도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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