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제시 교복가격...최고 33만7000원에서 최저 29만원 수준
'편안한 교복' 권장하지만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교육부는 지난 2015년부터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준의 가격이 결정되기는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거제지역 A교복점 내부모습.
교육부는 지난 2015년부터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준의 가격이 결정되기는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거제지역 A교복점 내부모습.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가 시행 5년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내려올 줄 모르는 교복가격에 취지가 무색해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납품업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는 2015년부터 교복에 대한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부합한 업체들 중 제한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계약해 공동구매하는 방식이다. 국공립학교는 의무적 시행을, 사립학교는 선택적으로 시행 중이다.

거제시에 위치한 중·고등학교 29곳(공립 22곳·사립 7곳) 중 지난 17일까지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 조달시스템)를 통해 물품구입 등록과 개찰을 완료한 곳은 19곳으로 국공립학교 17곳과 사립학교 2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학교의 교복가격은 동복 한 벌과 하복 한 벌을 포함해 최고 33만7000원에서 최저 29만원으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A씨(53·옥포동)는 "3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상한금액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모르겠다. 교육부가 교복업체들을 대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복구매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이 학부모들에게 부담이 돼 이를 보완할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상한가는 입찰 업체들이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없도록 제한하기 위해 도교육청에서 공시하고 있다"며 "입찰에 참가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한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금액을 투찰한다"고 말했다. 또 "낙찰금액이 상한금액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서 교복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학부모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학교 주관 공동구매'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편안한 교복'을 권장하고 있다. '편안한 교복'은 기존의 정장형태가 아닌 생활복에 가까운 옷으로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형태의 교복이다. 교복착용 유·무에 대해서는 각 학교장이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교육청 관계자는 "'편안한 교복'을 권장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6일 거제지역 모든 학교에 발송을 완료했다"며 "교복문제는 학교장에게 권한이 있는 부분이라 학칙을 개정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이 권장하고 있는 방법을 통해 교복이 좀 더 실용적이고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방법 역시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편안한 교복'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학교마다 특색을 살릴 디자인이 필요하고 디자인 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학교마다 다양한 개성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편안한 교복'도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가격이 올라갈 소지는 충분하지만 정장형태의 지금의 교복보다는 저렴한 수준으로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경남도와 지난해 10월 말 교육행정협의회에서 교복비·수학여행비·체육복비 지원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교복의 경우 2020년에는 중학교 신입생에게, 2021년에는 중·고 신입생 전체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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