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할 奢(사) 자는 큰 대(大)와 놈 자(者)로 짜여 있다. 보통사람(者)이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서 분에 넘치게 크게(大)만 보이려고 떠벌리는 태도를 말한다. 그러나 者(자)는 본래 삶을 煮(자)에서 왔다. 大+煮는 필요 이상으로 고기를 삶는 다는 것으로 정도가 지나치게 돈이나 물건을 쓰면서 생활하는 것을 일컫는다.

사치할 侈(치)는 사람 인(人)과 많을 다(多)로 짜여 있다. 이때 多(다)는 본래 고기 肉(육)자에서 왔다. 人+肉은 고깃덩이를 쌓아두고(多) 혼자만 먹는 사람(人)을 가리켜 '사치스럽다'고 여겼다. 따라서 奢侈(사치)는 주로 씀씀이나 꾸밈새, 행사의 치레 따위에서,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씀으로써 자신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말한다.

1850년 전후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 등을 쓴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잘 나갈 때는 그 당시 하루 3프랑이면 처자를 부양할 수 있었던 시대에 연수입이 80만프랑이나 됐지만 호화로운 생활로 만년에는 금화 한 잎과 잔돈 몇 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 돈은 50년 전 내가 파리에 나올 때 가지고 있었던 돈과 같은 액수다. 50년간 실컷 썼는데도 한 푼도 줄지 않았다. 누가 나를 낭비가라고 비난할 자가 누구냐?"

BC 117경 로마 공화정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루쿨루스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유명하다. '사치스럽다'의 영어 루컬런(Lucullan)은 그의 이름에서 나왔다. 혼자 밥을 먹을 때도 음식이 단출하면 하인을 불러 "오늘은 루쿨루스가 루쿨루스를 모시고 식사하는 줄 몰랐단 말이냐?" 하며 화를 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는 사치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 하와이로 정치적 망명을 떠난 후 시위대가 대통령궁에 들어갔더니 3000켤레가 넘는 구두와 수백 벌의 최고급 의상, 수많은 보석상자가 발견된 다음부터 '사치의 여왕 이멜다'라고 불리게 됐다. 이멜다는 올해 나이가 89살인데도 며칠 전 법원이 징역 77년 선고를 내려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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