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전만 해도 어선을 비롯해 여객선 일부도 나무로 만든 목선을 이용했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도선(渡船)도 노 젓는 목선이었다. 돛단배를 비롯해 발동선·통통배 등.

거제도 역시 해안선 곳곳에서 목선을 만들었다. 1980년 중반까지도 여러 곳에서 배를 만들고 수리했다. 부산·마산으로 다니는 여객선도 대부분 나무로 만든 목선이었다.

거제도는 당시 섬 곳곳 높고 낮은 산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민둥산으로 목선을 만들 만한 나무가 없었다. 동부와 고현에 제재소가 한 곳씩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강원도·함양·산청 지역에서 배 만드는 판자를 구입해 왔다.

배 만드는데 좋은 나무는 강원도 홍송(紅松)과 해송(海松)이 물에서 오래 견디는 나무로 알려져 있었다.

위의 사진은 일운면 선창마을에 있던 배 만드는 조선소다. 옥색처럼 푸른 바닷가에는 아늑한 집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집 뒷산은 벌거숭이 민둥산이다. 집 가까이에 있는 나무와 풀들을 땔감으로 다 뜯어다 사용했다.

풀과 나무가 없는 산을 개간해 밭을 만들어 곡식을 심기도 했다.

배를 만들고 있는 이곳은 선창마을로 배가 항상 정박하던 곳이다. 지세포에서 선창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바닷가의 넓은 곳에서 농번기를 지나서 한가할 때 나무로 배를 만들었다.

당시 어민들은 대부분 자기 손으로 직접 배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동안 어촌에서 생활하면서 배와 깊은 관계를 갖고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사용할 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다.

사진에서는 두 대의 나무배가 완성 단계에 있다. 주변에는 배를 만들면서 사용했던 나무토막과 내부수리에 필요한 나무들이 널려 있고, 바다건너 해안변 따라 있는 집들과 민둥산이 그 당시의 어촌생활을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때 그 시절의 어려웠던 어촌과 목조선 만드는 광경을 추억으로 남겨 놨다. 지금의 이 지역은 새로운 도시로 발전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다. 짧은 역사 속에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이 지난 날의 옛 역사를 다시 음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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