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수 칼럼위원
김계수 칼럼위원

새로 맞이하는 것보다 보내는 것들이 더 많은 계절, 가을이다. 불같은 해를 푸르게 감내하던 잎들은 그 수고를 알록달록한 색으로 드러내더니 조용히 마당을 덮고 있다. 떨어진 잎들이 귀찮아 빗자루 들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잎들은 무덥던 여름 날 우리에게 그늘을 만들어주던 고마운 것들이다. 세상 살기 어렵다던 여름은 금방 잊고 어느 새 사람들은 산과 들로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여유를 가지게 됐다. 축제가 많은 가을은 계절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축제와 함께 즐기는 음식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 중에 아주 큰 것이리라.

가을 축제로 나들이가 많아지고 맛난 음식들이 풍요로운 계절이 다가오면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몇 해 전, 거제를 찾은 관광객이 게장을 먹고 탈이 난 식중독 사고와 생선회 비브리오는 거제시 관광업은 물론 수산업과 지역 음식점 영업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사태 해결을 위해 민·관이 팔 걷고 분주해했던 시절이 생각나 씁쓸하다.

가을에 무슨 식중독 사고냐 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축제 등 나들이가 많아지고 일교차가 심해 낮 기온이 올라가는 가을철에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계절별 발생 빈도를 보면 9월에서 11월까지가 여름철(6~8월) 다음으로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단 식중독사고가 발생되면 지역 관광산업과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엄청남을 경험으로 안다.

손님이나 접객업소의 과실여부나 사실 관계 확인여부를 떠나 관광객은 지역을 찾지 않을 뿐더러 한동안 해당 식품이 소비되지 않아 농어민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그래서 학교급식소나 관공서·기업의 구내식당, 일반음식점의 청결유지와 식중독 예방의 노력은 매일 매시간 이뤄지고 관리돼야 한다. 이는 업소뿐 아니라 가정이나 개인의 식습관 노력이 따라줘야 함은 당연하다.

식중독예방의 가장 기본적인 3가지는 손씻기, 익혀먹기, 끓여먹기이다. 뷔페음식점에서는 진열됐던 생선회·초밥·김밥류 등은 미생물 증식 우려가 높아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절단돼 과육이 직접적으로 노출된 과일과 공기 중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산패의 우려가 높은 튀김·잡채 등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찾는 음식점에서도 금속 재질의 식기·수저·집게 등은 100℃에서 30초 이상 열탕 소독하고 특히 도마의 경우 나무로 된 재질을 피하고 육류와 어류·채소용을 구분해서 사용하면 교차오염을 피할 수 있다. 한 번 해동된 식품은 재냉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해산물과 계란·육류는 반드시 중심부 온도 75℃ 이상으로 조리해야 안전하다. 시민이나 접객업소 종사원의 개인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손씻기이다. 손씻기만 잘해도 식중독의 90%는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반드시 실천해야 할 부분이다.

나들이가 많아지는 요즘 관광버스에 음식을 장기간 보관했다가 휴게소 등에서 꺼내 먹기도 하는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햇볕이 직접 닿는 공간이나 자동차 트렁크 등은 온도가 높으므로 전용 아이스박스에 보관해야 된다. 여행 중 남은 음식은 절대 집에 되가져가 먹어서는 안 된다.

버리고 싶거나 잊고 싶은 것이 있어 떠나는 가을여행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아름다운 경치와 멋진 날씨 속에 맞이하는 축제와 함께 즐기는 맛난 음식들, 여기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식품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세심한 실천이다. 시민들이 음식점에서 주저 없이 제공된 음식들에 수저를 드는 것은 청결한 상태와 식중독예방을 위한 노력들이 당연히 지켜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안전한 음식과 즐기는 가을 여행, 옳은 추억이 되고 바른 건강이 되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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