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친구고 가족이고 역사고 선생입니다"
"음악은 친구고 가족이고 역사고 선생입니다"
  • 김경희 기자
  • 승인 2018.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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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그리움을 어찌 오선지 위에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조부모와의 추억은 삶의 밑바닥에서도 견디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어려운 거제의 경제위기 속에서 제 음악이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섬마을 거제'를 타이틀로 1집 음반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강종호씨. 그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이기도 하다.

장승포 옥림마을에서 유소년을 보낸 그는 평소 음악에 심취해 서울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현장의 음악을 몸으로 체득하며 음악 세계를 넓혔다. 크라잉넛이 속한 기획사 '드럭'에서 음악활동을 하다가 2003년에 귀향했다. 그 후 크라잉넛 콘서트와 CAN콘서트 등을 고향 거제에 유치하며 실용음악 저변확대를 위한 기획일에 전념하다가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Maastricht) 국립대학으로 유학하여 째즈기타를 수학했다.

지금은 문동에서 작은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틈틈이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음반은 20대부터 차곡차곡 써뒀던 작품들이며 거제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향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음반은 직접 작사·작곡한 7곡 중 '섬마을 거제'와 '종이비'를 제외한 5곡은 연주곡으로 구성돼 있다. 메르디스호의 선장 '레너드 라루'라는 곡을 시작으로 '하버(HARBOR)' '메르디스 빅토리' '이순신·임진년 5월7일' 등 거제의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작품에 녹여 놓았다.

또한 작품 'Maastricht'는 네덜란드 유학시절 낯선 환경에서 딱히 선택권이 없어 음악공부에만 집중했지만 스며드는 유럽의 우아함과 여유는 더욱 고향집을 꿈 꾸게 한 당시를 회상한 연주곡이다. 강종호 작곡가가 얼마나 고향 거제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는지, 그리고 타향살이 중에 얼마나 거제를 그리워했는지를 알 수 있는 곡이다.

작품 '섬마을 거제'와 '종이비'는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하늘에서 비처럼 떨어지던 색종이와 그때 함께 즐거워하던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기타와 피아노로 절절히 표현했다.

강종호 작곡가는 본인에 대해 "어른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은 짧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사랑을 받고 자란 것이 되돌리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부모를 떠나보낸 이후에는 살면서 자신이 무너질 때마다 "음악이 친구고 가족이고 역사고 내게는 선생이었다. 음악은 신성한 존재이며 살아있는 생명이었다. 나쁜 일을 하면 안 보게 하고 멀리하게 했다. 종교와도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에게는 생명을 가진 존재였던 음악을 그렇게 소개했다. 고집스럽게 음악을 해오면서 헤어질 것이 커다란 두려움이었다. "어느 순간 음악이 일이 돼버릴 때 가장 무서웠지요. 그럴 때는 일을 무조건 멈추었지요. 내게 남은 마지막 소중한 것이었으니까요"라고 말하며,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을 때 간직한 환상이 깨어질까봐 두려웠던 것처럼 자신에게 있어 음악은 상처받기 싫은 소중함이 있었던 지난 시간을 들려줬다.

"음악은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을 때 나에게 자신을 허락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음악밖에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 때 나는 세상에 음악이 전부였지만, 40을 넘긴 지금은 다양한 장르의 방식을 존중하고 나의 음악은 믿어주고 받쳐 주는 도구가 됐습니다. 특히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중요한 친구지요."

강 작곡가는 "시간시간 변하는 거제도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거제관광 가이드를 하며 거제도에서 특별히 재즈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녁이면 낮에 본 거제를 함께 노래하고 추억하는 시간을 엮어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곳에서 '섬마을 거제'를 비롯한 거제 음악이 사람들 가슴에 새겨지기를 희망했다. 

그는 아직 미발표곡이 많이 있다며 다음 음반에서는 거제도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녹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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