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은 비옥한 넓은 들이 있던 바닷가 마을이었다. 농토와 바다가 있어서 농어업으로 살기 좋았다. 농업과 어업을 위주로 하면서도 농한기를 이용해 대바구니를 엮어서 팔았다.

들 좋고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이 풍부한 이곳에서 왜 대바구니를 만들어서 팔았을까? 대바구니가 장평의 특산품으로 알려질 만큼 집집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바구니를 만들었다. 매년 한 두 번씩 대바구니 엮는 시합도 했다.

이 사진은 1971년 삼성조선소가 들어오기 전이다. 마을 앞 따뜻한 양지쪽에서 정월보름날 보름달처럼 밝고 둥근 대바구니를 엮어서 팔아 복을 받겠다는 뜻으로 대바구니 엮기 시합을 했다. 대부분 나이 많은 남자들로 땅바닥에 앉아서 대바구니 엮는 솜씨자랑을 하고 있다. 그 뒤에는 시합을 구경하는 사람들과 심사하는 사람들이다.

대바구니를 만드는 대나무는 순수한 우리 지역의 전통 대나무를 사용하는데 양지쪽에 있는 것 보다 음지에 있는 대나무가 더 좋고, 대나무가 오래되면 껍질이 두꺼워지고 강하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고 질이 좋다고 한다.

거제도에는 맹종죽대나무가 해방 전에 일본으로부터 건너와서 하청을 비롯해 거제전역에서 자라고 있다. 맹종죽대나무는 연하고 아래 부분이 크면서 위로 올라갈수록 적고, 대나무 마디가 짧아서 대나무 그릇을 만드는데 사용하지는 않는다.

장평에서 만드는 죽공예품은 대부분 대바구니다. 대바구니는 농촌과 어촌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는 물건으로 해안변의 해조류 채취나, 고기를 잡아서 담을 때도 대바구니를 사용했다. 농촌에서는 쌀보리를 비롯해 곡식을 담고, 무·배추·감자·고구마와 갖가지 채소 등을 담는데 필요했다.

그 뿐 아니라 옷을 빨래해 담을 때나, 청소한 오물, 불필요한 물건을 담아버리기도 한다. 대바구니는 농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만큼 필요한 생활용품이었다. 예전에는 장평 대바구니가 담양에서 만든 것 보다 좋다는 소문이 나서 그 인기가 실로 대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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