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꿈」 거제시청 임시직 윤연금씨

“모든 것을 가지고도 불행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지만 억척스런 삶을 사는 윤연금씨(42·신현읍 고현리). 그녀는 두 딸을 둔 평범한 40대 주부다. 큰 딸은 고1이고 작은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거제면 내간리 송곡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거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가정을 꾸린 후 그녀는 전업주부가 됐지만 남편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향인 거제도로 내려왔다.

남편은 동부면에서 가게를 맡아 일을 했고, 그녀는 2004년 6월 임시직으로 거제시 해양수산과에서 근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면 친절해야 하는데 잘 웃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는 그녀. 그래서 웃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젠 나이도 조금씩 들고 편하게 생각하고 생활하니까 이제는 꽤 적응이 됐다고 한다.

지난해 3월 동부면에서 하던 가게를 그만두고 큰 아이 통학 때문에 지금 살고 있는 고현으로 이사왔다. 이사할 당시 전세금 5,000만원을 받지 못하고 나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는 게 여의치 않아 딸들을 남들 다 보내는 학원도 보내주지 못했는데도 성적은 잘 나와 애한테 무척 미안했다는 그녀.

딸이 “엄마 나 학원 한번 보내주면 안되나” 하고 말할 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아픔을 가슴에 묻었단다.

그러나 지난해 큰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이를 악물고 수학학원에 보내줬고, 다행으로 월급도 조금씩 올라 그녀는 6년 전 등록했던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 3학년으로 다시 복학, 공부를 시작했다.

큰 애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생활이 빠듯해져 2년을 쉬어 늦깎이 학생이 돼 버렸지만 그녀는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꿈을 소중히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그녀는 “어려운 가정이지만 책임감 있게 공부 잘하고 학교에서 잘 했다는 말을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다. 두 딸이 든든하고 큰 힘이 된다”면서 “이럴 때 자식 키우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양수산과 직원들의 마음이 따뜻해 지금까지 이 일을 하는 것 같아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그녀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애들 아프지 않고 공부 열심히 하고 남편 하는 일 잘 되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부산에서 일을 하게 돼 지금은 ‘주말부부’로 살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희망이 있어 더없는 행복을 누리고 있단다. “큰 딸이 대학가면 온 가족이 한 곳에 모여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행복에 행복을 더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그녀.

누구나 쉽게 가지는 것을 갖고 있지 못한 그녀는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음속의 행복’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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