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동양방송에서 방영한 미국 ABC 드라마 '6백만 불의 사나이'는 최고의 인기였다. 미국 과학정보국(OSI)은 위험도가 높은 작전을 수행할 사이보그(인조인간)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때마침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은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을 잃는 불구가 된다. OSI의 오스카 골드먼 국장은 오스틴 대령을 초능력 인간으로 재탄생시킨다.

시속 100㎞를 달릴 수 있는 다리는 놀라운 점프 능력까지 갖췄다. 한쪽 팔은 자동차도 번쩍 들어올릴 수 있는 불도저급 근육이고, 눈은 뚜뚜뚜뚜 하는 소리와 함께 20배의 줌 렌즈로 당길 수 있는데다 야간투시 능력까지 지녔다. 6백만불의 사나이가 히트를 치자 오스틴의 여자친구인 '소머즈'가 방영된다. 소머즈 역시 낙하산 추락사고로 잃은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귀를 첨단장비로 교체한 생체공학(Bionic) 인간으로 만들어진다. 600만불의 사나이와 다른 것이 있다면 오스틴은 초능력 눈을 가진 대신 소머즈는 초능력 귀를 지녔다.

이들이 바로 '증강인간'이다. 말 그대로 자연적인 인간보다 각종 능력이 증강된 인간이라는 뜻이다. 우리 생활속에서 약화된 신체기능을 증강시키는 경우가 많다. 의족·의수·의안·의치·안경·보청기 등이 있다.

미국 방위업체가 개발한 '헐크(HULC)'라는 장비를 착용한 병사는 90㎏의 군장을 메고 시속 5㎞ 속도로 오랜 시간 동안 산악 등의 모든 지형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일본 벤처기업에서 개발한 '할(HAL)'은 처음에 근위축증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보조기구였는데, 무거운 짐을 옮기는 노동자에게 착용시켰더니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이 1.5배 증가했다고 한다.

70대가 넘으면 매년 근육의 20%가 감소되는데, 미국 사이즈믹사에서 개발한 '입는 로봇'은 부드러운 옷의 재질로 만들어 착용해도 표가 나지 않고, 입기만 하면 다리에 힘이 팍 생긴단다. 이제 600만 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를 드라마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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