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만 연연칠백리 주식회사 총괄부장
신종만 연연칠백리 주식회사 총괄부장

거제시에는 1만여명의 장애인이 있다. 그들이 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망에도 지역 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체는 ㈜에코크린(지역공헌형 예비 사회적기업:위생 용역업·소독업)과 연연칠백리㈜(조선소모품 제조업:용접복·피스복·용접·취부 장갑 등) 2개 기업체에 불과하다. 현재 ㈜에코크린에 종사하는 취약계층은 2명이며, 연연칠백리㈜ 종사 근로자는 중증장애인 5명을 포함해 14명이다.

사회적 화두로 일자리 창출과 복리증진을 부르짖고 있지만 거제시에서는 제도적으로나 이해도 측면에서 타 지역에 비해 초보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취약계층이 참여하는 사업체들의 우선구매 대상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측면도 한몫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조선·해양산업 관련 소재를 수입에만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거제시가 인구 25만이 넘는 자치도시로, 또 자생적 생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거제시는 지역에서 소비하는 폐기물 및 종량제 봉투조차도 다른 지자체에서 공급받는 실정이며, 지역에 활동 중인 10여개의 사회복지단체 대부분이 수용시설에 불과할뿐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직접 나서는 단체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에서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참여하는 기업이 고작 2곳에 불과하다는 것은 시의 사회복지정책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사업의 현주소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연칠백리㈜는 '경남도형 (예비)사회적기업'인 동시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정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임에도 조선·해양산업과 관련된 일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취약계층과 장애인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 고용협약을 체결하면 개발사업장이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하는 부담과 고용분담금 부가의 경감도 되지만, 당사와 연계고용계약(협약)을 맺고 있는 기업은 고작 2개 사업체뿐인 것을 보면 역내 주요 사업장들은 어떻게 고용의무를 해소하는지 궁금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장밋빛 공약'으로 복지사회 구현을 외치지만 거제의 취약계층과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지역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이끌어줄 수 있고,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참여로 내일을 꿈꾸게 하기 위함이다.

사회적 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에서 우선으로 구매토록 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고 자생력을 고취하기 위한 공공기관 우선 구매제도가 있지만, 거제시의 관심과 의지는 미약한 수준이다. 시 조선해양플랜트과는 사회적 기업의 판로지원활동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창업으로부터 시작하고 판로의 개척과 함께 동행할 때 가능해진다.

사회적기업의 육성을 예비 사회적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의존하는 현재의 사회기업 육성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고 결국 국가재정의 낭비만을 초래할 뿐이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의 육성을 위해 사회복지제도와 같이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관심과 의지가 필요할 때다.

경남도로부터 가끔 정책세미나 등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온다. 거제지역에서도 이런 정책세미나를 열 법도 한데 예비 사회적 기업과 취약계층 일자리창출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턱없이 부족한 거제지역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대한 편견과 이해 부족은 취약계층과 장애인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이 떨어진다거나 경쟁이 없다고 선입견이 우리 지역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 있어 거제지역의 취약계층과 장애인들은 더욱 소외받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과거에는 장애인들이 양복점이나 시계점 점원으로 일하는 등 왕성한 사회참여활동을 하면서 이들의 기술이 결코 일반인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거제시가 복지사회로 가는 첫걸음은 도움을 받고 주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그 책임을 다하며 더 나아가 공유하며 복지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거제시의 취약 계층과 1만여 장애인 모두가 가족을 부양하고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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