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부터 6개월 동안 시운행 이후 본격 가동
지난달 28일 155.4㎜ 강수량과 만조 겹쳤지만 피해 최소화
고현동민 "확언은 시기상조 태풍·집중호우 거쳐야 안심"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는 가운데 시운행 중인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전 0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전 9시까지 155.4㎜를 기록한 순간 가동된 고현항 펌프처리장의 모습.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는 가운데 시운행 중인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전 0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전 9시까지 155.4㎜를 기록한 순간 가동된 고현항 펌프처리장의 모습.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 북상으로 2016년 거제를 휩쓴 태풍 '차바(CHABA)'의 악몽 재현을 우려하는 가운데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장마와 엄청난 강수량을 예고한 태풍 '쁘라삐룬'이 상습침수구역인 고현항 인근 지역에 줄 영향과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거제시가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해결하지 못한 침수는 '자연재해로 봐야 한다'고 호언장담한 터라 고현항 펌프처리장이 감당 가능한 강수량도 함께 주목됐다.

고현항 펌프처리장은 고현구시가지와 고현항만재개발사업 매립지의 높이 편차, 바다를 매립한 구역에 따른 침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됐다. 지난달 15일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 1단계 공사가 준공됨에 따라 펌프처리장도 건설공사는 마무리했다. 하지만 펌프처리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건설공사는 마무리됐지만 6개월 동안 시운행을 통해 펌프처리장 운영방식과 가이드라인을 구성해야 한다"며 "사업부서인 전략사업과와 사업자 측에서 시운행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도출해내 보완한 이후 안전총괄과가 고현항 펌프처리장을 담당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펌프처리장의 안전성이 확정될 때까지 거제시가 맡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펌프처리장은 건설공사 완료 이후 지난 5월21일부터 오는 11월께까지 시운행할 예정이다. 공사 완공 이후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실제 시운행 횟수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고현동 중곡지역에 바닷물이 범람해 인근 상가들이 침수됐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고현동 중곡지역에 바닷물이 범람해 인근 상가들이 침수됐다.

그러나 강수량 155.4㎜를 기록했던 지난달 28일 오전, 고현항 주변인 장평지역의 골목마다 도로가 잠기고 8시36분께는 만조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이 불안함에 떨 때 가동된 펌프처리장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시 전략사업과 관계자는 "고현항 펌프처리장은 최근 50년 동안의 여름철 강수량 평균인 시간당 93㎜에 맞춰 설계돼 1만2160톤의 빗물을 저장 가능하고 분당 1920톤을 밖으로 배출해낼 수 있다"며 "실제 지난달 28일 만조 이후 일부 침수가 발생할 뻔했던 장평지역은 펌프처리장 가동으로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대한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펌프처리장이 가동해도 막아지지 않는 건 자연재해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근의 장평·중곡 지역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현동 중곡지구는 고현항 펌프처리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으로 설계돼 있다.

이기범(54·장평동)씨는 "펌프처리장의 영향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물이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다 빠져나간 건 사실"이라면서도 "확언은 시기상조다. 집중호우 시기를 더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경도(37·고현동)씨는 "고현항 매립지 이후 침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며 "상습침수구역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전력사업과 관계자는 "중곡지구 침수와 고현항을 연계하는 건 무리"라면서 "고현항 매립 이전부터 중곡 지구는 상습침수구역이었다. 상습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중곡 지구 펌프처리장 개설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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