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호 거붕백병원 항암클리닉 과장
이강호 거붕백병원 항암클리닉 과장

우리나라에서 매년 새로운 암환자가 20만명 이상 생기고 있다. 최근 치료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암의 고통 속에 신음하다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기존의 방사선 요법·약물요법 등은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기도 한다. 여기 새롭고 획기적이며 자연적인 치료법인 '케톤화 식이 요법'을 소개해 본다.

먼저 어느 말기 위암 환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이 환자는 말기 암 선고를 받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산으로 들어가 물만 먹고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 환자는 한 달여 동안 금식치료 후 암세포가 다 죽어버리는 기적을 맞이했다. 보통의 경우 금식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체지방이 없어지고, 이후 근육세포가 줄어들기 시작하며 이후 암세포가 타격을 받아 사멸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금식을 해서 암 치료를 할 수 있으나 금식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금식의 장점을 과학적으로 이용한 식이요법이 바로 '케톤화 식이 요법'이다. 우리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많은 식량 부족에 시달려도 잘 적응해오며 살아왔다. 이는 우리의 정상 세포는 굶더라도 적응하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케톤화 식이요법'은 비녹말성 탄수화물(섬유질)을 제외한 '당질(glucose)'를 섭취하지 않고(하루 12g 이하의 당질은 허용), 최소한의 단백질과 좋은 지방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다.
전제가 되는 의학적 논리는 아래와 같다. 

첫째, 90% 이상의 대다수 암세포는 당질(glucose)을 주로 섭취해 에너지를 만들어내 살아가며, 둘째, 고단백이 암세포 증식에 관련한다는 점(mTOR 경로), 세 번째로는 '글루타민(아미노산의 한 종류)'이 암세포의 전이에 쓰이며 에너지원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당질'과 '글루타민'만 최대한 줄인다면 암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60조 개 정도 된다. 모든 세포는 칼로리를 섭취해야만 생명을 유지하며 살 수가 있다. 정상 세포의 경우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3대 영양소 모두에서 칼로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암 세포의 경우는 '당질과 글루타민 만을 이용해 칼로리를 얻는다'는 것이다. 현재 병원에서 시행하는 PET 검사는 암세포의 이러한 성질(당질에 대한 탐닉성)을 이용해 시행하는 것이다.

정상 세포의 경우는 당질 등이 부족할 경우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를 생성,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암세포는 그러한 대체 기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케톤화 식이 요법은 암세포에 상당한 타격을 가하게 되며, '고압 산소 치료'와 병행할 경우 암환자의 치료율을 77%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체내에서는 인슐린, 그리고 IGF-1 등의 분비도 줄어들어 결국에는 암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게 된다.

이러한 요법은 항암주사제처럼 정상 세포에 독성을 미치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치료를 할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그 효과 또한 뛰어나다.

원래 케톤화 식이 요법은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심한 간질' 환자에서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여 미국의 존 홉킨스 병원 등 유수의 병원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식이요법 치료이다.

최근 보스톤 대학의 사이프리드(Seyfried) 박사를 중심으로 암 치료에 활용됐으며, 그 외 당뇨·다이어트·알츠하이머 치매·자폐증·심장병·다발성 경화증·파킨슨 병 등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구글에서 'ketogenic diet' 로 검색하면 많은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고, 유튜브로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그동안 거대한 제약 산업의 위세(?)에 눌려 실제 의학계의 정식치료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 국가에서 놀라운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머지 않아 암 치료의 주된 치료방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의학계 역사에서 '각기병'이 '비타민 B1 결핍' 때문이라는 사실이 인정되기까지 100년의 시간이 걸린 적이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와 같이 '케톤화 식이요법'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효과적인 항암 치료에 이용될 수 있으며, 고압 산소 요법 등 다른 치료와 병행 시 치료율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 이상 '암'으로 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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