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들의 민낯과 유권자 무관심
교육감 후보들의 민낯과 유권자 무관심
  • 정종민 편집국장
  • 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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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편집국장
정종민 편집국장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단어가 나오면 우리는 교육을 머리에 떠올린다. 후세들을 위해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크게 교육 계획을 세워야 된다는 의미가 우리들 뇌리에 각인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국가의 대계(大計)임은 분명하다. 혹자들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성장이 교육열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일 거제시 상문동 삼룡초등학교 옆 도로를 지나던 중 진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수 십대의 노란색 학원차량들이 도로 한 차선을 100여m 정도를 점령하고 있었다. 방과 후 과외 학생들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거제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렇다. 아무리 우리의 삶이 어렵고 팍팍하더라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열일을 제쳐두고 지갑을 여는 것이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대변한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이 같은 자식사랑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교육자에 대한 관심은 예외인 것 같다. 자식을 직접 교육하는 담임선생을 제외한 다른 문제에는 소홀하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딱 한달 남은 6.13전국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교육감도 뽑는다. 정당과 당파가 없긴 하지만, 교육감은 경남 교육정책을 총괄하기 때문에 경남에서 도지사 다음으로 중요한 선출직이다. 어떻게 보면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기는 도지사 보다 더 중요한 인물인지도 모른다.

경남에 있는 초·중·고 학생 수는 40만명이 넘는다. 이 학생들의 부모 80만명을 더한다면 직접적인 교육관계자는 산술적으로 120만명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형제·자매들까지 합한다면 15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공·사립 교직원 3만 5000여명과 비정규직, 지방공무원 5만명 등 교육계 종사자도 10만명에 육박한다.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교육 수혜 및 연관자 수는 200만명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경상남도 인구가 350만명이 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60%정도가 교육관련 인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선거에서 교육감 출마 후보자에 대해 도민들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는 누가 출마한 지도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한마디로 무관심 하다.

그러는 사이 경남교육감 출마자들의 행태는 어떠한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1:1 선거 구도를 만들기 위한 단일화에 함몰돼 있는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보수진영은 김선유 전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박성호 전 창원대학교 총장, 이효환 전 창녕제일고 교장이 단일화를 놓고 심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대학 총장까지 지낸 한 후보가 다른 총장 이력의 후보를 고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토론회 출연을 놓고도 티격태격하는 등 곱지 못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진보진영은 지난 8일 박종훈 전 교육감과 차재원 예비후보 간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 서약식'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 후 5시간 만에 다시 서약식을 하는 미묘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학생들을 교육하는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가 대결을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교육은 보수와 진보 논리에 앞서는 국가 대계인 교육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뽑은 보수 경남지사가 진보로 분류되는 교육감을 상대로 무상급식 등을 놓고 얼마나 많은 갑질을 하며 갈등을 빚었는지 똑똑히 지켜봤다. 따라서 교육감은 정당을 비롯해 진보와 보수 등과 관련한 색채가 없어야 한다. 또 주변에서 교육감 자격을 정당 및 진영 논리로 몰아가서도 안 된다. 그래서 1:1 구도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는 모습도 사라져야 한다. 교육감을 뽑는 선거지, 진영의 대표를 교육의 수장으로 뽑는 선거가 아니지 않는가.

남은 30일에라도 교육감 선거가 변질된 진보와 보수진영 간 후보 단일화 및 정치적 대립 양상에서 벗어나 교육철학이나 정책대결을 하는 장이 되기를 요구한다. 경남 도민들도 교육감 후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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