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스님/금강사 주지

부처님께서 살아계실 당시 재가 불자 나쿨라피타 장자는 나이 120세였다. 나이가 많아 기관은 허물고 파리하고 쇠약하여 병에 괴로워 하면서 부처님을 뵙기 위하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세존이시여, 저는 나이 많고 쇠약하여 병에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세존님과 또 전부터 존경하고 친히 아는 비구님들을 뵈러 왔습니다. 원하옵건데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시어 긴 밤 속에서 안락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에 석가세존께서는 나쿨라피타 장자에게 말씀하시었다.

“훌륭하다! 장자여, 그대는 실로 나이 많아 기관이 허물어지고 쇠약하여 병에 괴로워 하면서도 능히 애를 써서 여래와 또 다른 존경하고 친히 아는 비구들을 찾아왔구나. 장자여 마땅히 알라. 괴롭고 병든 몸이지만 항상 괴롭고 병들지 않는 마음을 닦아야 한다.” <잡아함 권5.107 장자경(長者經)>의 서두에 나오는 일부의 내용입니다.

재가불자 나쿨라피타 장자가 젊고 아름답고 빛나던 육신이 점점 쇠약해지고 병들어감에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부처님 전에 나아가 이러한 고통을 호소하고 없애 주기를 청하는 장면입니다.

이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병들고 고통스러워 하는 가운데 부처님과 스승들을 찾아왔음을 칭찬하시면서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항상 변화하는 이치와 그 가운데 항상 변하지 않는 것(마음)이 있음과 그것을 닦아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고금을 통들어 살아있는 존재로서 태어나서 늙어나고, 병들고, 죽지않는 존재는 없습니다. 이러한 이치를 무상(無常)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상(無常)의 이치를 확연히 깨치시고 중생을 해롭게 하는 악의 근원을 삼독심(三毒心), 즉 탐심(貪心:탐내는 마음) 진심(嗔心:성내는 마음) 치심(癡心:어리석음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생명있는 모든 존재는 항상 변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원하고 행복한 순간은 영원히 머물기를 바라고, 자신이 싫어하고 불행한 일들은 다가오지 않기를 항상 기대합니다.

이러한 모순된 바램으로부터 우리의 불행은 시작됩니다. 무릇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해 감을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맞추어 생활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의 불행을 복으로, 감사함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이 원하는 순간, 환경이 영원히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탐내는 마음이라 하셨습니다.

애초에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부터 고통은 시작됩니다.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을 내 것이 되기를 원하는 것, 탐심(貪心)이 이뤄지지 않음에 우리는 분노하고 화를 냅니다.

이것을 진심(嗔心)이라 했습니다. 이러한 분노와 거칠음으로 인해서 결국은 어리석은 행동, 치심(癡心)의 마음으로 우리의 불행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고 하셨습니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진실로 행복해야 하며 그렇게 되고자 노력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모든 행과 불행은 모두 나 자신의 생각과 행위에 의해 이뤄진다고 믿습니다. 진실로 행복하고자 한다면 우리 살아가는 순간의 무상(無常)함과 우리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3가지 불행의 요소(三毒)를 바르게 알고자 해야 합니다.

그 실체를 분명히 알았을 때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자년 한 해 일체중생의 안락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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