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거제' 찾은 관광객…"공기부터 다르다?"
'청정거제' 찾은 관광객…"공기부터 다르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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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미세먼지의 침략' 거제가 위험하다 -(상)
자연환경 영향 큰 남부면·인공환경 영향 받는 아주동 '큰 격차'
경남 18개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치 기록…주범은 아주동 측정망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거제지역에 경제적·환경적·지리적 등 전방위적으로 끼친 영향이 지대하다. 거제시의 경제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청정거제'와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사업장은 거제 지역을 환경적으로 반 토막을 만들어냈다. 양대 조선소와 거제 대기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면서도 반목과 외면을 일삼은 거제시와 양대 조선소는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이때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본지는 거제지역의 미세먼지 환경과 양대 조선소가 주변 지역에 환경적으로 끼치는 영향,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대책을 3회에 걸쳐 기획특집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청정거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거제지역이 양대 조선소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경남 도내에서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거제면 법동마을에서 바라 본 산달도 모습으로, 미세먼지에 뒤덮여 산달도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청정거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거제지역이 양대 조선소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경남 도내에서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거제면 법동마을에서 바라 본 산달도 모습으로, 미세먼지에 뒤덮여 산달도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청정 거제' 관광지로서 거제의 매력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깨끗할 것만 같은 환경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관광객 대부분이 거제에 도착하면 첫 마디가 "공기부터 다르다"고 말하는데 거제지역의 공기는 '공기부터 다를'만큼 맑을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남환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경남 지자체 18곳 가운데 미세먼지 측정망이 설치된 거제 지역 포함 22곳에서 거제는 늘 타 지자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비온 뒤 다음날인 지난 3일 오전 7시 맑은 공기로 미세먼지 '보통' 이하를 기록한 경남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곳은 공장 밀집지역인 창원도 아닌, 거제시였다.

거제시 환경과 대기보전담당이 대우조선을 방문해 미세먼지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거제시 환경과 대기보전담당이 대우조선을 방문해 미세먼지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인공적 영향 받는 아주동…자연적 영향 받는 남부면

거제지역에는 아주동에 설치된 도시대기측정망과 남부면 저구리에 설치된 교외대기측정망이 설치돼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불과 직선거리 300m밖에 되지 않는 도시대기측정망은 도심지의 대기를 측정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거제전역의 대기 지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남부면 교외대기측정망은 거제지역이 자연적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경남환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해안가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현상은 해염입자와 미세먼지가 결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제지역 미세먼지가 해풍으로 인해 육지에 들이닥친 해염입자도 한 몫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공휴일인 지난달 15일 일요일은 올해 거제지역 미세먼지 최악 수치를 기록했다.

아주동 도시대기측정망은 오전 6시 미세먼지 농도 161㎍/㎥(부피 1㎥에 직경 2.5 마이크로미터의 미세먼지가 161개 있음을 나타냄)을 기록하더니 오후 6시 268㎍/㎥(마이크로미터)까지 올라갔다. 15일 하루는 시간대별 평균 171㎍/㎥를 기록하며 휴일을 즐기던 시민과 관광객의 일상을 망쳤다.

놀랍게도 이날 남부면 교외대기측정망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오전 6시 미세먼지 농도 162㎍/㎥로 시작해 오후 7시에는 314㎍/㎥까지 올라갔다. 남부면 일일 시간대별 평균은 194㎍/㎥를 기록해 도시대기보다 더 높이 올라갔다.

이에 대해 경남환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휴일에는 도심지 주변 사업장의 업무량이 없고 차량 유동 역시 교외로 몰리면서 교외대기측정망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며 "교외대기와 도시대기가 모두 높을 경우 자연적 환경이 거제에 미쳤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남부면 교외대기측정망이 150㎍/㎥ 이상을 기록했던 날은 지난달 15일과 22일로 모두 일요일이었다. 18일에 일시적으로 4시간 동안 150㎍/㎥를 기록했으나 황사와 송화가루 여파로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기였다.

그러나 아주동 도시대기측정망은 평일에 주로 150㎍/㎥ 이상을 기록한다.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192㎍/㎥, 19일 낮 12시 169㎍/㎥, 6일 오후 4시 193㎍/㎥로 일일 최대치로 나타났다.

경남보건연구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근거를 찾을 수 있지만 대형 조선소가 있는 거제지역은 공해와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해염입자의 미세먼지 결합 등 자연적 요소가 있다 해도 이는 통영·사천 등에도 해당되는데 거제지역은 이들 지자체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 차량의 배기가스량 역시 인구 밀집과 차량 유동량은 창원시가 월등한 점 등으로 거제시가 타 지자체보다 높은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 환경과 대기보전담당이 삼성조선소를 방문해 미세먼지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거제시 환경과 대기보전담당이 삼성조선소를 방문해 미세먼지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시·환경공단 "경남도교육청 미세먼지 측정망은 신뢰 못한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아이들 건강을 책임지는 친환경 학교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도내 유치원과 특수·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Air Pro·에어 프로)를 모두 설치했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로 나빠진 공기에도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학부모나 교사가 휴대폰을 통해 교육시설 인근의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됐다.

당일 미세먼지가 높으면 우리 아이의 학교 주변 공기 질을 점검하며 야외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부쩍 늘어난 것이 달라진 풍경이다.

경남교육청 체육건강과 관계자는 "미세먼지 측정망이 정착화되면서 교사도 미세먼지에 더욱 유의하게 됐고 학부모도 안심하게 된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측정망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인증 받은 측정망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세먼지 측정망 수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게 거제시와 한국환경공단의 입장이다. 설치비 1억5000만원의 대기측정망을 관리비 50만원에 불과한 도교육청 미세먼지 측정망이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관계자는 "환경공단의 입장도 이해는 되나 정밀한 수준에서 오차는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측정망에서 나온 수치와 그 주변 학교에서 나온 수치를 비교했을 때 오차가 거의 없다"며 "도시대기측정망은 각 시·군별 1~3곳밖에 설치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가 이뤄질 수 있는데 도교육청 미세먼지 측정망은 각 지역마다 학교에 다 설치돼 있어 측정망에서 '보통'의 미세먼지 수준이 나왔다 할지라도 학교 미세먼지 측정기에서 '나쁨' 수준의 수치가 나타나면 야외활동을 멈추는 등 학교 내규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환경 관계자는 지난달 19~20일 거제지역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 났을 당시 전 지역이 '매우 나쁨'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시대기측정망이 아주동에 설치돼 있어 거제 전지역이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가 나빠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사업장 주변 일부 지역에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지역은 대기질이 나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원인에 대해서 내·외부적으로 여전히 왈가왈부 한 상황에서 국가 정책 역시 현재 미흡해 대안이 정립되지 않았지만,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무조건 중국 발 미세먼지로 몰아붙이기에는 거제지역이 타 지자체보다 월등하게 수치가 높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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