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도…거제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떠나도…거제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 정종민 기자
  • 승인 2018.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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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거제시장 7년 8개월의 여정을 듣는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경상남도 도지사 출마라는 더 큰 꿈을 품고 시장 직을 내려놨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7월 1일자로 취임, 2대에 걸쳐 거제號를 이끌어 온 권민호 시장은 소형차로 출퇴근하며 시장실을 개방하는 등 그야말로 파격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등 거제의 핵심 축인 양대 조선소의 불황이라는 파고를 넘으며 '관광도시 거제'를 향한 대안에 몰두하기도 했다. 7년 8개월여 동안 제 7·8대 거제시장을 마치고 떠나는 권민호 거제시장이 그 동안 겪었던 일과·성과, 그리고 아쉬웠던 점 등을 대담을 통해 들어 본다. <편집자 주>


새로운 마인드와 거시적인 안목으로 거제의 밑그림 구상
국가산단·지심도 관광명소 조성 등 관광산업 육성 성과
저의 진심 알아주지 못하고 곱게 보지 못할 때 마음 아파
격려와 칭찬·비판과 질책 있어 가능…미흡한 점은 저의 부덕

△2010년 취임 당시 생각했던 시정 포부와 마음은 어떠했습니까.

= 2010년 7월부터 지금까지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7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취임당시 조선업 불황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새로운 마인드와 거시적인 안목으로 거제의 밑그림을 구상했습니다.

취임 초기부터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양관광산업을 집중육성 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공직자가 시민 위에 군림하는 자세와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려는 관료적 폐단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섬기는 행정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발로 뛰면서 작은 소리도 귀 기울여 소중한 민의를 알려고 했습니다.

△ 7년 8개월여 동안 가장 중점을 뒀던 시정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시정을 추진하면서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큰 틀에서 청렴한 공직사회 정착과 거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직자의 친절과 청렴입니다.

공직자의 제일 덕목은 청렴이며, 행정은 그 바탕에 청렴이 없으면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청렴해져라"고 말로만 강조한다고 해서 공직문화가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인 제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의지를 가지고 모든 권위를 내려놓을 때 우리 직원들이 저와 소통하고 마음속으로 저를 따르게 된다면 모든 혜택은 시민들에게 돌아 갈 것입니다.

제가 취임하고 처음 한 것은 2층의 넓은 시장실을 1층 민원실 옆 작은 공간을 마련해 열린 시장실을 개설했습니다. 관용차를 타지 않고 경차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하고, 직원들과 함께 근무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수행비서도 현업부서에 배치했습니다. 제가 한 번 더 챙기고, 한 발 더 뛰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그동안 선출직 공무원들이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게 당연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권위적인 공직문화가 아쉽기도 합니다.

거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거제 미래 100년 사업인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취임 초기부터 조선업에 편중된 지역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심도 관광명소 조성, 거제해양관광테마파크 조성,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 등 관광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습니다.

수년간의 행정절차를 거쳐 지금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선업 불황으로 거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고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조선과 관광의 양쪽 날개로 새롭게 도약할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시장 연임하시면서 성과를 내세운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 거제 미래 먹거리 사업인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지심도 관광명소 조성 등 관광산업 육성과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아파트 건립 등 많은 사업들이 있습니다. 지속발전 가능한 산업기반 구축을 위해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구축 등 거제 미래 100년 산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단계별 준공과 입주가 시작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고 있습니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추진하는 민관합동 맞춤형 국가산단 모델로, 발상의 전환과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이뤄낸 결과물입니다. 또한 조선업에 편향된 산업구조를 보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관광산업을 수년간 육성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심도 소유권 이전은 끈질긴 설득과 협상의 결과물입니다.

2014년 11월 환경부 동의와 2016년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지심도 해상시험소를 서이말로 이전 준공 후, 지난해 3월 지심도 소유권이 81년 만에 거제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100년의 원시림을 간직한 동백꽃 군락지 특성을 살려 자연과 생태,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품 섬으로 가꿀 계획입니다.

국내 최대 온실돔과 수변 공원이 어우러진 거제자연생태 테마파크는 올해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대규모 복합리조트 유치 사업인 한화리조트 조성사업은 올해 7월 개장을 목표로 차질없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집 없는 서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575가구의 임대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상급 기관 심의에서 부결된 적도 있고, 일부에서는 사업자에게 특혜가 돌아간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특혜는 사업자가 받는 것이 아니라 집 없는 서민에게 돌아간다는 확신으로 추진해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201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축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282억 원의 사업비도 받아 재정문제도 해결했습니다. 전국 지자체에서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사업을 벤치마킹하는 등 서민주거복지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과 어려웠던 추진사업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가장 힘든 부분이라기보다 제 진심을 몰라 줄 때 마음이 아픕니다. 넓은 시장실을 버리고 민원인의 왕래가 가장 많은 민원실 옆에 열린 시장실을 개설하고, 경차를 운전해 출퇴근하고, 비서를 줄이는 등 작은 기득권이라도 내려놓는 모습을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볼 때 제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심도 소유권 반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아파트 건립 등 어느 하나 쉽게 추진한 것이 없습니다. 초선 때 2011년 지심도 관리권 이관을 재추진했지만, 단골 선거 공약이었기에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지심도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제의 큰 자랑인 지심도가 국방부에서 우리시로 돌아온 역사적일 날을 영원히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지심도 반환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지심도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선포할 때 오랜 노력과 집념 끝에 찾아온 감격으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시장 직을 떠나면서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아쉬운 부분, 또는 차기 시장이 꼭 이어받았으면 하는 시책이 있다면…

= 7년 8개월 동안 크고 작은 사업들을 추진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업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사업들은 다소 지연되고 있기도 합니다.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국가산업단지계획 승인만 남겨 둔 상태로 아쉬움이 남고….

거제동서간연결도로(명진터널) 건설사업과 거제~김천간 남부내륙철도 등은 거제 미래를 위한 사업으로 26만 거제시민의 의지와 결집이 필요합니다. 차기 시장이 새로운 시정 철학으로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누가 되더라도 행정의 연속성으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반대와 질타를 받은 부분도 있었을 텐데, 이 기회를 빌어 한 말씀…

= 시책을 추진할 때 반대하셨던 분들도 악의를 가지고 반대하거나 질타하지 않고 거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어떻게 하면 침체에 빠진 거제가 새롭게 도약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했고, 거시적 안목으로 거제 미래 먹거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많은 것을 추진한 만큼, 반대와 질타도 있었습니다. 시책을 추진하면서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업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반문해 보기도 합니다. 반대와 질타 모두가 거제를 위한 관심과 열정이었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몇점짜리 시장이었다 생각하십니까.

= 저의 마음속에 두 가지 다짐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장 청렴한 시장이 되는 것 입니다. 매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전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었나?" 자문하고 부족했다면 스스로에게 채찍질도 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하루도 쉼 없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과 다양한 관광인프라 건설을 통해 거제 미래 100년을 초석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에 대한 평가는 금방 알 수 없겠지만, 먼 훗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거제시민께 하시고 싶은 말씀 한 말씀 해 주시지요.

= 거제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슴 아픈 일도 있었고, 기쁜 일도 있었고, 사업이 잘 추진 된 것도 있었고, 다소 미흡한 점도 있었습니다. 기쁜 일과 순조롭게 추진된 사업은 시민 여러분들께서 격려와 칭찬, 비판과 질책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가슴 아픈 일과 다소 미흡한 점은 저의 부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여러분들께서 채워 주셔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 온 것 같습니다.

저는 더 큰 도전을 위해 7년 8개월 동안 재임했던 거제시장직을 물러납니다. 어느 자리에 있던지 제가 태어나 자란 고향 거제를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떠나는 것 같지만, 마음만은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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