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가 도로 내는 조건
경남은행 뒤 유료주차장 부지
사전분양 의혹도 제기돼

도로 위로 호텔이 들어설 예정인 부지와 호텔 조감도.
도로 위로 호텔이 들어설 예정인 부지와 호텔 조감도.

민간사업자가 도로를 내는 조건으로 도로 위에 호텔이 들어서 특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사전분양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해당 사업자는 고현동 경남은행 거제지점 앞길 거제중앙로에서 뒤편 고현로 9길까지 도로를 건설해 거제시에 도로를 기부 채납하고 이 도로 위에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시에 제출했다.

호텔 예정지는 현재 사설 유료주차장으로 쓰이는 고현동 820-1번지 일대다. 이는 8월10일 최종 건축 승인을 받고 결정고시가 나왔다.

이곳은 고현동 상업지역 중심지로 거제중앙로 양 옆으로 좁은 길들이 바둑판처럼 뻗어있다. 다만 해당 구간에만 길이 막혀 있어 길을 뚫는다면 교통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고현동 중심지에 지상 20층 높이 79.20m의 건축물이 들어서는 점, 시유재산인 지상권을 민간사업자에 허가를 내준 점에 대해서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거제시는 오는 2020년까지 도로 공사가 집행되지 않으면 도로계획이 자동 취소되기 때문에 사업자의 제안이 결코 특혜 의혹만 제기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2020년 이후 도시도로계획이 자동 취소되기 때문에 사업자가 그때까지 버티면 호텔건축만 하면되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도로가 개설되면 인근 시민들의 교통 체증이 해소될 거라 예상하고 있다.

시민의 입장은 달랐다. 이영일(58·고현동)씨는 "도로만 개설되면 모를까 호텔이 들어서면 호텔 진출입로 역할 외에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시민 A씨는 "고현동에서 지가가 높은 지역에 거제시도 사지 못한 도로 부지를 매입하고 공사까지 한다는데 제값을 치르고 공사가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혜 의혹에서 사전분양 의혹까지

민간사업자는 최근 홍보관을 열고 지난달 26일부터 분양 관련 문의를 받기 시작했다. 사전예약제로 시행되고 있어 비공개 형식을 띠고 있다. 사업자 측은 거제의 최중심지라는 점과 고수익률 등 눈길 끄는 광고로 투자객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호텔이 경주시 등에서 분양 승인이나 착공도 하지 않은 채 청약을 받은 사실이 있어 거제시에서도 사전 분양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사업부지는 최근 2년 동안 토지사용승인허가도 아직 받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나 소비자는 분양 승인이나 착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 계약서를 쓰거나 입금하면 피해를 볼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분양승인이 떨어져 착공이 됐을 경우도 분양형 호텔은 분양이 미진했을 때 주택처럼 거주도 불가하고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어 난처한 상황이 발생했던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취재기자가 민간사업자 측에 연락을 했으나 "담당자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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