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노인인구, 2016년 대비 2017년 1308명 증가
노인 교통사고 5년 지속 증가
2017년 교통사고 크게 감소
2016년 3154건에서 2017년 2143건으로

#1. 지난 15일 오전 11시40분께 고현동 거제중앙병원 앞 고현로. 1시간에 1~2대밖에 오지 않는 버스를 타기 위해 10분 동안 5m 아래에 설치된 횡단보도는 못 본 척한 채 차도를 무단횡단 하는 어르신 수 8명.

#2. 고현동 거제청소년수련관 앞 계룡로. 청소년수련관·노인회관·여성회관 등에서 행사를 연 이후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어르신들이 신호·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건너면서 한 순간 도로 정체.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최근 5년 동안 무단횡단으로 인한 노인 교통사고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노인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최근 5년 동안 무단횡단으로 인한 노인 교통사고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노인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인 인구수가 증가하면서 노인 교통사고 수도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도에서 발생한 노인 교통사고 건수는 2527건으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고 발생원인 가운데 830건이 보행 이동 중에 발생했는데 32.8%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장소는 48.3%가 일반도로에서 대부분 무단횡단을 하다 자동차·오토바이·자전거 등과 추돌 사고였다. 횡단보도에서도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수치는 채 9%밖에 되지 않아 무단횡단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2017년 12월 기준 거제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만2240명으로 같은 달 2016년과 비교했을 때 1308명이 증가했다. 노인 인구수가 늘면서 노인 교통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지역 곳곳에 어르신들이 자주 모이는 곳에서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뻔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15일 오전 11시40분께 고현동 거제중앙병원 앞 고현로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사등면 가조도를 향하는 버스가 오자 반대편 고현종합시장에서 장을 보던 어르신들이 무단횡단을 서슴없이 하기 시작했다. 신현지구대 방향으로 향하던 차량들이 초록불이 돼 가려 해도 어르신들이 불쑥 튀어 나와 급정거하는 차량만 10분 동안 3대였다.

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 주변 계룡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근에서 행사 열린 직후 계룡로는 신호와 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건너는 어르신들 무리로 정체되는 게 한 순간이다.

류인정(32·고현동)씨는 "제한속도가 60㎞/h지만 30㎞/h도 채 안내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들이나 젊은 세대들은 차가 오는 것을 보면 순간 피할 수라도 있지만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반응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나부터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노인들도 문제지만 노인들의 활동량이 많은 곳에 '노인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인춘(68·거제면)씨는 "고현동에 행사 때문에 한 번 나오면 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혹여 버스를 놓칠까 싶어서 서두른다는 것이 주변에 피해가 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사고는 노인들뿐 아니라 거제시민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인의 문제가 아닌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노인·보훈회관이 있는 계룡로와 각 면·동의 경로당 등과 같이 노인 활동량이 많은 곳 중심으로 노인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본지에서도 노인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는 기사를 지난 2015년10월26일자 1162호 '거제지역 노인보호구역 지정 시급' 언급했지만 미진한 상황이다. 당시 거제시는 "검토 중인 사안으로 2016년부터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지정된 바 없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거제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서는 노인사고 발생률이 적지만 노인맞춤형 대책을 지속 추진하는 타 경찰서·지구대의 대책을 모색하고 거제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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