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폭우 피해…공공시설 105곳 중 6곳 완료
복구대상 가운데 착공조차 못한 곳 51곳

지난해 9월11일 폭우피해가 발생했던 일운면 망치해수욕장 인근.
지난해 9월11일 폭우피해가 발생했던 일운면 망치해수욕장 인근.

일일 강수량 최대 350㎜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11일, 4개월이 지났음에도 그 피해가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 안전총괄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11일 호우로 사유시설이 493건, 공공시설이 105건의 피해를 접수했다. 피해규모는 사유시설이 4억9300만원, 공공시설이 22억23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사유시설은 재난 지원금 지급을 완료했다.

문제는 공공시설이다. 현재까지 공공시설 가운데 복구가 완료된 곳은 6곳에 불과하다. 복구공사를 시작한 곳은 4곳이다. 그나마 44곳이 복구공사를 위한 용역을 시행 중에 있지만 착공조차 하지 못한 곳이 51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제시는 오는 6월 이전 복구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복구사업이 미진한 가운데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비 소식만 들리면 강수량부터 확인하는 게 일이 됐다고 주민들은 밝혔다.

일운면민 김강권(80)씨는 "일운면은 비만 오면 사면이 무너져 내리는데 모래주머니 몇 개 쌓아 놓는다고 폭우피해를 막을 수 있겠나"며 "곧 봄비가 내리고 여름장마가 시작될 텐데 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9월11일 일일 강수량 335㎜를 기록한 일운면은 물에 잠긴 주택 침수도 많았지만 사면이 무너져 내린 곳도 많았다. 일운면 망치해수욕장 인근은 4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난해 9월11일 때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시는 임시방편으로 도로 위의 흙과 모래를 치우고 비탈면은 모래주머니로 채웠다. 하지만 언제 또 무너질지 몰라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이다.

둔덕면 산방천 인근 제방이 무너져 4개월이 넘게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둔덕면 산방천 인근 제방이 무너져 4개월이 넘게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집중호우 피해는 산사태뿐 아니라 지역하천에도 피해가 극심했다.

산방산에서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산방천으로 그대로 내려와 제방을 덮친 둔덕면 산방천 인근은 제방을 지나갈 때마다 얼음판을 걸어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둔덕면 주민 A(70)씨는 "20년 전 산방천 곡류지역에 큰 바위를 박아둬 침식을 방지할 수 있게 했는데 몇년 전 제방을 콘크리트 조각들로 바꾸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면서 "제방 위를 지날 때면 항상 불안한데 대책 마련에 서둘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지난회 3차 추경에서 9.11 호우피해 복구사업 예산을 확보해 공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각 담당부서에서 올해 우기 전에 복구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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