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고속이나 우등버스를 타고 새벽녘 목적지에 도착하면 동이 틀 때까지 어중간해서 24시간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을 요즘 많이들 볼 수 있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본지 기자에게 김철민(23)씨는 "거제 찜질방 위생상태 취재 한 번 해보라"며 말을 걸었다. 지난주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거제로 여행왔다는 김씨 일행은 거제에 도착해 숙박비도 아낄 겸 머무는 3박을 찜질방을 옮겨가며 숙박을 해결했다고 한다.

거제지역의 찜질방 3곳을 가봤는데 이곳은 여인숙도 아니고 목욕탕도 아니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시설이었다고 한다. 이불값을 별도로 주고 대여한 이불은 냄새가 나서 덮을 수 없을 정도였고 찜질복 또한 쉰내로 인해 여행기분이 엉망이 됐다.

수면실은 장기대여 여인숙처럼 개인별 옷장에 가방까지 일용근로자들이 숙소를 구하지 못해 사용하는 것 같아 가슴이 찡했다.

하지만 얼마전 제천 화재사건을 기억하기 때문에 이 찜질방에서 화재가 난다면 하고 생각하니 아찔해 깊은 잠을 청할 수도 없었다. 위생상태 뿐만 아니라 소방시설까지 뭐라고 표현할 말이 없어 설명을 하지 못하겠다는 김씨일행은 기자가 직접 현장방문을 해봐야 찜질방 실태를 알 수 있다며 거제를 위해서도 꼭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

거제시 행정이나, 소방서에서 주간 위주의 지도 및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단속이 낮에만 이뤄지고 있으니 야간이나 심야에는 어떤 형태의 영업인지 위생관리 상태는 어떤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지도·단속을 한다고 해도 손님들이 자고 있는데 불편함 때문에 지도·단속·점검이 무리가 따를 것도 예상된다.

하지만 거제관광 이미지와 시민들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24시간 영업하는 찜질방과 목욕탕이 얼마나 있는지 이들이 야간·심야시간에 위생관리 및 소방안전은 지키고 있는지 꼭 점검해야 한다.

제천 화재사건이 남의 동네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거제관광을 다녀간 젊은 김씨 일행들의 충고가 예사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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