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미우면 발뒤축보고 달걀 같다고 흉본다'라는 속담이 있다. 고부갈등을 잘 나타낸 말이다. 옛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며느리가 배가 아파 급히 볼일을 보고 시어머니에게 뒤를 닦으려고 콩잎을 좀 따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잖아도 아들이 장가가더니 청상과부인 엄마보다는 제 마누라만 챙겨 화가 났는데, 어디 감히 며느리 주제에 시어머니에게 심부름을 시키다니, 그래서 따준 잎이 잔가시 많은 풀이었는데 그걸로 밑을 닦은 며느리는 얼마나 아프고 쓰렸을까. 그 풀을 '며느리밑씻개풀'이라 한다.

옛날 어느 곳에 며느리가 저녁밥을 짓다가 뜸이 들었는지 알아보려고 솥을 열고 밥알 몇 알을 입에 넣고 씹어보았다. 마침 그때 시어머니가 이를 보고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고 며느리를 때려 밥알을 입에 문 채 맞아 죽었다. 신랑이 색시를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 주었다. 그런데 얼마 후 무덤가에서 하얀 밥알을 문 듯한 꽃이 피었는데 이를 '며느리밥풀꽃'이라 한다.

옛날 어느 집안에 시집가는 딸에게 친정부모가 시집살이하는 동안 언행을 조심하라고 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3년 동안은 보아도 못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하라고 시켰다. 시집에서는 색시가 눈뜬장님에 귀머거리에 벙어리이니 병신 며느리를 둘 수 없다며 친정으로 쫓아내게 된다. 친정으로 데려다 주려고 가마에 태워 시아버지가 동행해서 가는데 덩굴풀 속에서 꿩이 한 마리 푸드덕 날랐다. "여! 꿩이네"하고 말을 했다. 그날이 시집온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시아버지는 꿩을 보았으니 장님이 아니요, 날아가는 소리를 들었으니 귀머거리가 아니요, 말을 했으니 벙어리가 아닌 것을 알고 가마를 되돌려 돌아왔다. 그 덩굴풀이 며느리 배꼽을 닮았다고 '며느리배꼽풀'이라 한다.

'봄볕에 거슬리면 보던 님도 몰라 본다'는 속담도 있다. 봄볕은 자외선이 강해서 피부가 상하고 거칠어지기 때문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은 보약이라서 딸을 내보낸다는 고부간의 갈등을 미묘하게 드러내는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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