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고등학교(교장 김금룡)의 지난달 마지막 목요일. 수능까지 약 400일 남지 않은 시점으로 2학년부터 실질적인 고3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선생님들은 '2학기 2학년 야간자율학습 규칙'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부착했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고3들의 수능 이후에 이런 공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지만, 옥포고등학교는 다른학교 보다 더 앞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총 6가지 규칙이 있었다. 우선 첫 번째 규칙으로는 자리를 2자리 당 1명으로 배치하고 대각선으로 앉지 않는다이다. 이 규칙은 학생들을 가장 당황스럽게 만드는 규칙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자리가 아닌 다른 학생의 자리에 앉는 상황이 생겨났고 또다른 학생은 자신의 책상을 끌어다가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 규칙은 교실 내에서의 질의응답, 간단한 담소, 이어폰 나눠 쓰기 등은 불가능하며 복도와 정주 공간사용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다. 이는 평소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 시간동안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규칙이었고, 꼭 필요한 규칙이다.

또한 이 두 번째 규칙을 통해 옥포고등학교에는 자율적으로 질의응답·동아리·스터디 등을 할 수 있는 팔8타임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에서 다섯 번째 규칙까지는 모두 학생들의 성실한 야간자율학습 태도를 요구하는 규칙이었고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규칙은 야간자율학습 2교시 인원이 10명 미만인 반은 참가 학생이 많은 반으로 이동해 자습한다 이다. 단 반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일 야간자율학습 감독이 조정한다.

이는 첫 번째 규칙만큼이나 학생들을 당황시키는 규칙이었는데, 다른 학생들이 자신들의 교실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도 컸고, 자신들이 다른 학생들의 반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 또한 컸다.

하지만 행정실의 통계에 따르면 옥포고는 한 달에 전기세로 약 1000만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이것을 문제점으로 삼아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 분위기뿐만 아니라 이러한 비용까지 줄 일 수 있다면 학생들은 모두 함께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은 규칙이 게시된 당일 바로 실시됐고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2학년 이과반의 한 학생에게서 "평소 야자시간 20분 정도 남겨놓았을 때부터 조금씩 시끄러워져서 공부를 마무리하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달라서 너무 좋았다"며 "이왕 이렇게 정해진 거 잘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곧 고등학교 3학년이 될 예비 옥포고 3학년들에게 공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한 점을 보아 옥포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열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옥포고등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찬란하고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야간자율학습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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