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선 본지 사장

▲ 강래선 거제신문 사장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초를 얻고 싶어 했다. 그래서 신임하던 신하 서불을 통해 약초섬 거제 해금강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올 것을 명했다. 이에 서불은 3000명의 선남선녀를 이끌고 거제 해금강에 오게 된다.

"오오! 저 바위를 좀 보아라. 해가 바위 위에서 떠오르다니 정말 아름답고 신비롭구나!" "저 바위가 사자바위라고 합니다. 저 바위섬에 동굴은 또 무엇이란 말이냐?" "예. 저 동굴은 해금강에서 가장 절경이라는 십자동굴이라 하옵니다." "그래, 정말 신기하구나! 그럼 저 바위 위에 있는 작은 소나무는 무엇이더냐?" "예. 저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흙 한줌 없는 절벽 위에서 해금강을 지켜오고 있다는 '천년송'이라고 합니다."

이후 서불 일행은 해금강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불로초를 구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잊고 좋은 약초와 경치를 즐기며 살다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큰 바위에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글귀를 새겨 놓았다는 전설이 있다.

'거제의 꿈'에 나와 있는 해금강에 대한 전설 중 일부다. 정말 불로초를 구하러 온 서불 일행이 해금강에 와서 살다 갔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서불일행이 감동할 만큼의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거제는 연간 60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섬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와 쪽빛바다, 그리고 상쾌한 바람을 만끽하며 바라보는 바다는 도시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거제도에는 서불 일행이 천혜의 절경에 매료되어 머문 해금강을 비롯해 바람의언덕·신선대·학동흑진주몽돌해변·외도보타니아·지심도 등 볼거리가 많다. 여기에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별미 음식까지 더해진다면 거제는 여름휴가의 백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천혜의 절경과 별미 음식을 갖춘 거제가 머무는 관광지가 아니라 구경하고 지나가는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다. 거기에 거제를 떠나며 던지는 불평 섞인 한마디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바가지요금과 불친절로 귀결된다. 관광지 바가지요금은 비단 거제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유독 변하지 않고 심하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통영의 경우는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민·관 합동 홍보 계몽이 이뤄져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숙박업계와 음식점·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친절교육을 실천하고 문화관광 해설사를 곳곳에 배치해 관광객의 편의를 돕는 등 행정이 적극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특히 바가지요금 근절에는 끊임없는 지도 계몽으로 가게 주인들 스스로 먼저 지키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

이에 반해 거제시는 아직 이렇다 할 행정의 뒷받침이 없어 그런지 아직도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오죽하면 거제 시민과 시청 관광과 직원의 입에서 제발 최소한의 상도덕과 예절은 지키며 장사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까 싶다.

바가지요금의 대표적인 사례가 숙박요금과 음식가격이다. 과거 거제에서 여름휴가 시즌에 민박 펜션가격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중구난방이었다. 또 거제는 서울보다 물가가 비싸 패스트푸드 말고는 음식 값이 다 비싸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여름 휴가철 관광객을 상대로 1년 농사를 수확 하겠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또 밀려드는 관광객이 귀찮다는 음식점 불친절은 하루 속히 근절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불러도 무시하는 종업원. 자신의 기분을 얼굴에 그대로 노출 시키며 조심성 없는 음식 서빙 등을 꼽을 수 있다. 여하튼 이번 기회에 거제도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자정 노력과 행정도 발 벗고 나서 거제도의 잘못된 편견을 불식시키는데 민·관이 하나 되기를 기대한다.

관중은 '관자-목민'편에서 '예의염치(禮義廉恥) 문화국가'를 제시하고 있다. 부끄러움을 알고 예의를 지키는 문화를 가진 사회를 말한다. 공자도 선부후교(先富後敎)를 통해 '예의염치'를 중요시하고 있다. 즉 부끄러움을 알고 예의를 지키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고 인간 도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 거제에 필요한 것은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 정신을 버리고 예의를 먼저 아는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바가지 없는 친절한 관광도시 거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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