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 정원 349명…실제 배치된 인원 361명
이중 수사인력은 70명…일반형사 10명 추가 필요

▲ 거제경찰서가 지역 치안수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형사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거제경찰서 수사과 모습.

거제경찰서가 거제지역의 치안수요를 원활하게 처리할만한 인력을 배정받지 못해 형사과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거제경찰서가 해마다 수사하는 강력범죄와 생활범죄·경제범죄 건수는 경남 23개 경찰서에서 항상 상위 3위 안에 들어간다. 인구 26만명 도시이지만 양대 조선소가 있어 젊은 남성 인구가 많고, 주소를 옮기지 않거나 외국에서 건너온 미등록 인구까지 더하면 30만을 넘어간다.

거제경찰서는 지난 2013년 5월 2급서에서 1급서로 승격됐지만 인원 충원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전체 경찰공무원 숫자가 정해져 있고 경남지역도 그렇기 때문에 거제경찰서에 한 명을 더 보내려면 다른 지역에서 한 명을 빼야 한다. 그나마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거제지역의 치안수요를 감안해 실제 정원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거제경찰서 정원은 349명이며 실제로 배치된 인원은 361명이다. 이중에 수사인력은 70명으로 정원 63명보다 7명이 더 많기는 하다.

그렇지만 수사 일선부서에서는 형사·지능·경제팀 등 전 부서가 만성적인 인원 부족에 허덕이고 있어 공정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형사는 강력팀 5개와 생활범죄팀 1개가 있는데 워낙 범죄발생 건수가 많다보니 항상 과부하 상태다.

거제는 살인·강도·강간 등 5대 강력범죄가 인구대비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륜차 절도·주취폭력·데이트 폭력·소규모 절도 같은 생활범죄도 계속 벌어진다. 거제경찰서는 적어도 10명의 일반형사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능팀의 경우도 사이버범죄가 급증해 하루 10~15건의 신고가 접수되는 실정이다. 사이버 수사인력 3명으로 턱없이 부족해 3~4명 더 있어야 한다.

보이스 피싱, 전자상거래 물품사기 같은 사이버 범죄에 매달리다보니 정작 발굴 인지수사를 해야 하는 지능팀 본연의 업무는 잘 되지 않는다. 또 선거 사건도 지능팀 업무인데 제때 처리를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경제수사팀도 마찬가지라 각종 고소·고발·사기 등 수사관 1인당 25~30건씩 쥐고 있어 경제 1팀과 2팀만으로 수사에 한계가 있다.

더구나 다른 경찰서는 중심상업지구와 인구밀집 지역에 치안수요가 집중되지만 거제경찰서는 그렇지 못한 환경에 처해 있다. 거제는 인구밀집지역이 고현권과 옥포권으로 분리되어 있고 도로가 굽이져 남부와 북부 외각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거제경찰서 이재길 수사과장은 "과장 한 명이 수사사건을 총괄하다보니 업무가 과중하다. 남부면 도장포마을처럼 먼 곳에 2시간 동안 현장확인이라도 다녀오면 결재 문서가 20~30건씩 올라온다. 결재가 미뤄지면 전체적인 일이 늦어지므로 제때 해야 하는데 문서를 읽어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호소했다.

그렇게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정확히 10건의 전자결재문서가 올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사고 같은 큰 사건이 터지기라도 하면 수사력이 집중돼 다른 사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조선경기가 회복되면 치안수요는 더 커져 과부하 정도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거제경찰서는 형사과 신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지만 경찰공무원 숫자가 정해져 있기에 실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거제경찰서에 형사과가 신설되면 강력팀과 경제수사팀 등은 형사과에, 경제팀과 지능팀, 유치관리팀 등은 수사과로 분산 배치할 수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에서도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과장급인 경정과 팀장급인 경감의 숫자가 정해져 있어 쉽게 형사과 신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에서 형사과가 따로 있는 경찰서는 5개로, 창원중부·창원서부·김해중부·김해서부·진주경찰서가 이에 해당한다.

거제경찰서보다 치안수요가 적으면서 형사과가 따로 있는 경찰서가 도내에 있는데도 정작 거제경찰서에서 형사과 신설이 늦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공간 부족이다.

현재 경찰서 부지는 30여년 전 3급서로 출발할 때 마련돼 매우 비좁고 증축이 어렵다. 당시 근무인원이 현재 신현지구대보다 더 적었을 정도였기에 현재는 컨테이너를 건물 바깥에 설치해 문서를 보관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이렇게 공간 부족으로 조사받는 옆 사람의 말이 다 들리도록 인권보호가 되지 않고 있지만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마무리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민선 6기 공약사업인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오는 2020년께 성공적으로 끝나면 거제경찰서는 옥포동 산177-10번지로 옮겨가게 돼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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