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m 거리 가로등 3개뿐, 그조차도 나뭇잎에 가려지고
지난해 가로등 설치 요구 277건…설치결정 202건, 예산부족으로 142건만 설치

▲ 진목 1길의 낮의 모습.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오는 늦은 밤 시간대에 가로등이 없어 위험천만한 길로 변한다.

"골목에서 갑자기 누가 나타나도 얼굴이 안 보여서 더 무서워요"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김재연(18·옥포동)양은 부모님이나 남동생을 부른다. 잘 보이지도 않는 가로등 3개에 기대 집에 가는 길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옥포2동 진목2길·아주동 탑곡로4길·거제면 기성로2길 등 어두운 거리가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위협을 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거제시 가로·보안등 설치예산이 한정돼 있어 주민 불안에 따른 수요에는 공급이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포2동 진목2길의 약 350m 거리에는 가로등이 3개가 설치돼 있지만 일부는 나뭇잎에 가려져 있어 설치된 빛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동 탑곡로4길 역시 가로등 간의 거리가 멀어 통행하는 차량도 없으면 주택에 켜진 불에 기대야 한다. 거제면 기성로2길은 좁은 골목길에 차량도 인적도 드문 곳이라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김재연 양은 "평소 집에 갈 때마다 불안한데 최근 김해에서 발생한 강력사건 때문에 혼자 지나다니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진목 1길의 밤의 모습.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오는 늦은 밤 시간대에 가로등이 없어 위험천만한 길로 변한다.

이 기사를 제보했던 거제신문 학생기자 신정은(18)양 역시 "학교 근처뿐만 아니라 집 근처에도 학생들이 거북해하는 장소들이 있다"며 "이런 청소년들을 위한 더 나은 치안은 만들기 위해 앞으로 지역사회가 더 노력을 해야 할 때인것 같다"고 말했다.

거제시 도로과에 따르면 가로·보안등은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할 때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의무화 이전에 개설된 도로에서 가로·보안등 설치는 주민들의 민원과 1·2차에 거친 현장 확인 현지조사가 진행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녹록치가 않다. 가로·보안등 관련 예산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1년 동안 277건의 설치 신청이 들어왔지만 이중 75건은 설치 필요성 없음 결정이 내려졌고 202건이 사업 승인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신청 건도 142건만 설치가 완료됐고 예산 부족으로 60건이 올해 사업으로 넘겨왔다.

올해 역시 가로·보안등 설치 요청이 상반기에만 150건이나 되지만 당초 예산에서 1억원, 1차 추경에서 2억2000만원밖에 확보되지 않아 시설이 완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 도로과 관계자는 "거제시에서 관리하는 가로·보안등만 1만5000여개로 관리·유지하는데 9억 원 이상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며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위험하거나 우범지대를 중심으로 우선 집행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만족도를 올리려면 예산 확보에 치중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의 예산 확보 어려움에 거제경찰서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치안을 위한 순찰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공식적 민원은 없었지만 시민들이 치안에 불안을 느낀다면 순찰 강화의 필요성이 있다"며 "거제시와 협조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곳 중심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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