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규 심봉사회 회장

"누굴 위해 봉사한다고 어디 내 놓고 자랑할 만한 일이 못 됩니다. 그냥 마음 맞는 회사 동료들이 모여 조금 땀 흘리는 정도 일 뿐입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을 돌보는 일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는 심봉사회 박덕규(53) 회장은 "자신들의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시간과 물질을 조금 나누는 정도라 내세울 것"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지난 2002년 대우조선 협력업체에서 시작된 심봉사회는 2015년 사업이 바뀌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 회장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를 모토로 15명의 회원이 한 달에 한번 가난하고 소외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돌보는 작은 봉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문옥곤 대표의 헌신적인 후원에 힘입어 150명 직원 모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봉사 날짜가 정해지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시간이 되는 직원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봉사회는 일반적인 사회봉사 단체와는 다른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봉사활동이 직원 간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가족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의 장점으로 자녀의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요즘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청소년 일탈 행위도 따지고 보면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며 "부모와 같이 봉사 현장에 나온 아이들은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에서 올바른 사고를 형성하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봉사 활동에서 얻는 좋은 기운으로 마치고 난 뒤 동료들과 어울린 식사 자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의 시간이 되어 일터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이 인성을 강조하는 것은 나름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생활 철학 중 한 부분이다. 그는 유년시절 가난한 집 장손으로 경제적인 혜택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고향 거창에서 효부상을 받을 정도로 부모 공경이 지극해 그것을 보고 자란 자신도 노인공경 봉사가 아주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심봉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직원들의 땀이라고 할 수 있지만 회사의 물질적 도움 없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심 봉사회가 하는 봉사는 대부분 몸으로 하는 봉사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도배·목욕봉사·허물어진 집 축대 보수 등에 비용이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5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 비용을 모두 회사가 보조 해주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지면을 통해 문옥곤 대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해온 많은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를 묻는 질문에 장애인 목욕 봉사와 얼마 전 도배를 간 할머니 집 마당에 생긴 싱크홀을 다시 가서 메우기 작업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작업이 끝나고 난 뒤 할머니가 고맙다며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회원들 모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벅찬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고 하고 나면 뿌듯한 남을 위한 봉사는 결국 자신에게 더 큰 선물을 주는 것 같다"며 "신체적 불편함과 경제적 빈곤으로 여행을 그림의 떡으로 생각하는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살고 있는 공간 이외의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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