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수산물 판매급감과 관광객 감소로 거제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콜레라가 올해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 거제시보건소가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 방역근무 체계를 가동했다.

지난해 거제지역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이후 다시 여름철이 다가옴에 따라 콜레라를 비롯한 수인성 전염병 예방을 위해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거제시보건소 등 관계기관은 최근 수인성 전염병 예방을 위해 하절기 비상방역근무 체계 가동을 시작했다. 집단 설사환자 발생 같은 특별한 상황이 벌어질 때 바로 대처하기 위한 24시간 업무체계도 마련했다.

특히 의료기관에 설사 환자가 오면 콜레라 검사를 실시하고 바로 신고하는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콜레라 환자가 발견되면 의사·간호사·병리검사요원·방역요원·소독요원·식품위생요원·행정요원·운전원 등 11명으로 편성한 기동방역반이 바로 출동한다.

또 거제지역 바닷물과 생활하수, 수족관 물을 수시로 검사해서 안전한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이밖에 지역 병원·학교·산업체·사회복지시설 167곳에 콜레라 등 수인성 감염병 예방수칙을 홍보한다. 해수욕장 같은 주요 관광지마다 방역활동을 벌이고 전염병 발생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사도 강화한다.

콜레라, 니는 대체 누꼬?

콜레라는 걸리면 설사가 시작돼 빠른 속도로 수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무서운 병이었다. 증상은 쌀뜨물 같은 흰색 설사가 나고 열이나 복통은 없으며 종종 구토를 동반한다.

콜레라 환자는 세균이 내뿜는 독소가 장벽 세포를 마비시켜 신체 내부의 전해질이 장으로 쏟아지게 된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시간 만에 변기에 앉을 힘조차 잃어버리고 구멍 뚫린 침대 위에 누워서 설사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수분을 잃으면 피의 농도가 진해지고 염도가 높아져 죽는다.

호랑이가 할퀴는 느낌의 병이라는 뜻으로 호열자(虎烈刺)라고 불렸던 콜레라는 1820년 조선왕조실록에 환자의 십중팔구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묘사된다.

또 1895년 대한제국을 찾은 선교사 기록을 보면 당시 콜레라 치사율을 75% 정도로 보고 있다. 환자가 탈수로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현대에 와서 콜레라는 이제 무서운 병이 아니다.

콜레라에 걸리더라도 이른바 '링거'만 계속 맞으면 되므로 사망률은 1%도 안 된다. 보통은 수분섭취만으로 증상이 호전되며 항생제도 효과가 있지만 예방접종은 큰 효과가 없다.

수인성 전염병이라 '물관리'가 중요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의 전파 매개체는 대체로 물이다. 환자의 대변 및 구토물과 직접 닿으면 감염되지만 후진국이 아니라면 그러한 빈도가 낮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수로나 지하수·음용수가 오염돼 이와 관련한 수산물 섭취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콜레라를 예방하려면 오염된 물을 머금은 해산물 등에 노출되지 않아야 하고, 또 콜레라 발생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콜레라균은 물속에서 장시간 살아있지만 낮은 온도에서 죽으므로 한국에서 겨울을 나지 못한다. 지난해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도 그해 상반기에 해외에서 유입된 것이다.

거제시는 생활하수가 바다로 직행해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해마다 단계적으로 하수처리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거제시에는 하루 500㎥ 이상 처리시설이 거제중앙공공하수처리시설 등 7개가 있고 500㎥ 미만은 32개가 있다. 그렇지만 전체 인구의 20%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는 여전히 바다로 직접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거제시는 오는 2025년까지 하수처리율 100%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청·거제면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장승포·사등면·하청면·해금강마을·하둔(죽전)마을·망치(망양)마을·구천(연담)마을·명상마을·금곡(옥계)마을·창촌(실전)마을·신계(오량)마을 등에서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하거나 증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수도시설 건설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에 국비 지원이 필수라서 거제시 바람대로 진행되지는 못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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