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스웨덴 말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 침체에 빠진 조선 산업을 대신 할 대체 산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김강민(49·사등면)씨.

김씨는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등 상처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와, 신이 내린 바다와 산, 여기에다 풍부한 수산물 먹거리까지 갖춘 거제가 관광지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늘 의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이 눈으로 확인한 한 사례가 이 의문을 푸는 단초가 됐다.

김 씨는 최근 시장에서 바가지 상술에 화난 관광객의 질타를 듣고 이것이 거제가 관광지로 각광받을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거제는 타 도시에 비해 물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높은데 여기에 사람 봐가며 장사한다는 이미지가 겹쳐지면 누가 거제를 오고 싶어 할 것이며 거제서 돈을 쓰려고 할까.

지난 주말 지인을 만나기 위해 시내에 나온 김씨는 부산 사투리 말씨의 50대 남성의 고성에 걸음을 멈추고 지켜봤다. 부산 아저씨는 왜 똑같은 물건을 사람 봐가면서 가격을 책정하느냐고 따진다.

그러나 시장 상인은 처음에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다가 아저씨가 앞서 물건을 구입한 아주머니를 설득해 증거를 들이밀자 그 물건과 아저씨가 구입한 물건은 다르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 말에 더 화난 부산 아저씨는 이젠 시장 상인의 부도덕한 상술을 바로 잡을 심상으로 주변에 있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시장에 나온 사람들을 붙들고 호소한다. 부산 아저씨의 설득력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그제 서야 그 상인은 영혼 없는 사과를 한 마디 내 뱉는다.

"미안하게 됐소. 큰일도 아닌데 그렇게 화를 내냐고." 이를 지켜보든 60대 아주머니 한 분이 일침을 놓는다. "사과를 하려면 똑바로 해라. 거제 사람 욕 먹이지 말고."

관광은 서비스 산업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친절이 결여되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발전한 사회에서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김씨는 거제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자연 환경은 있더라도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부실하면 공염불로 끝날 수 있음을 거제 시민 모두가 인식하고 '친절한 거제시민' 캠페인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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