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칼럼위원

▲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어떤 일을 할 때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유는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일을 할 때는 목표가 달성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원하는 대로 일이 다 이뤄지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이뤄지면 기뻐하고 이뤄지지 않으면 괴로워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는 게 사실은 정상이니, 누구나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면 세상은 엉망이 될 것이다. 원하는 게 이뤄질 때 기분이 좋은 것이야 좋은 일이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괴로워하는 것은 문제다.

어떤 총각이 어떤 여자를 만나는데 '이 여자와 잘 되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잘 되면 좋겠지만 잘 되지 않더라도 괴로워 한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번에 잘 안 됐으니 다음에 더 좋은 여자를 만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사실 어떤 여자와도 잘 되지않고 혼자 사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이렇게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되 '이뤄지면 좋고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으니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일을 적당하게 대충대충 하라는 뜻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뜻이다.

나의 인생을 돌아봐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공부를 잘해 서울대에 들어갔고 고시에 합격했으니 성공한 인생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사실은 얼마나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가! 그런데 사실 실패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이 좋았는지 실패가 좋았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 '고시 합격'이라는 성공 때문에 좀 편하게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거기서 벗어나서 다른 넓은 세계를 경험할 기회는 잃어버렸다.  

무언가를 연구하는 연구자처럼 실험을 하고, 실패하면 또 실험하고, 또 실패하면 다르게 시도해 보고, 다시 연구한다. 에디슨이 999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하고는 '나는 999번 실패한 것이 아니라 999번의 안 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했던가!

화를 내지 않으려는 목표를 세웠는데 화를 안 내면 좋지만 화를 냈다고 나쁜 건 아니다. '왜 화가 났을까? 이 문제에 내가 걸려 넘어지는구나' 하고 자기를 발견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실패의 원인을 규명해 더 개선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체에 의의를 둔다는 모토는 바로 이와 통하지 않는가! 스포츠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고 온 세계 사람들과 기량을 겨뤄 인류의 화합과 번영에 이바지 한다면 메달의 색깔이나 획득 여부가 그리 중요한가? 비록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그 자체가 즐겁고 기쁘지 아니한가? 야구 선수가 홈런에 연연하지 아니해야 어깨에 힘을 뺄 수 있고 그래야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오듯이….

5년 전 대선에서 패배한 문재인 대통령은 그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노력한 결과 이제 당당히 대통령이 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니, 그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고 성공 보다 훨씬 값지지 아니한가! 그때 성공한 대통령의 말로는 어떠한가! 그러니 성공이 실패이고 실패가 바로 성공이다!

원하는 것이 이뤄져도 좋고 이뤄지지 않아도 좋다. 이뤄지고 이뤄지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알 수 없다. 일에 대한 결과에 집착하면 일하기도 힘들고 실패했을 때 괴로워 하지만, 집착하지 않으면 일도 편하고 결과에 대한 괴로움도 없다. 그래서 어떤 일이나 '오직 할 뿐'이란 마음으로 하면 긴장하고 조바심 내는 자기를 내려놓고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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