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후 목록에는 있고 사라진 후원품 모두 11점 확인
김중만 사진작가 작품·불표 탱화·대형 서예작품 가치 높아

경찰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가의 후원품들이 사라진 정황을 파헤칠 전망이다.

거제시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기부 받은 후원품들이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지난달 21일 거제경찰서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김중만 작가의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제보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다른 고가의 후원품도 사라졌음이 속속 확인되면서 갈수록 파장이 커져갔다. 그간 기증된 후원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고, 목록에는 있지만 사라진 후원품은 모두 11점으로 늘어났다.

불교미술품과 서예작품도 함께 사라져

사라진 후원품 중에서 수사가 필요할 정도로 큰 가치가 있는 것은 3점이다.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품, 불교적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탱화(幀畵), 그리고 대형 서예작품이다.

우선 김 작가의 사진작품은 50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 개관 당시에 기부된 이 작품은 아프리카 초원지대에서 찍은 기린 사진이다. 기부될 때 찍어놓은 사진을 살펴보면 나머지 두 작품도 상당한 금전적 가치가 있다고 추정된다.

이밖에 사라진 나머지 후원품 8점도 기증자 입장에서 보면 소중할 수 있는 물건이다. 족자와 노리개로 구성한 벽걸이 장식품, 천으로 아름답게 수놓은 액자, 인조 꽃 장식 등, 모두 정성을 담은 소품들이다.

벽시계를 기증했다는 한 후원자는 "내게는 애틋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우리 지역에 복지관이 새로 문을 연다고 해서 뿌듯한 마음으로 건넸다"며 "관리 소홀로 사라졌다니 화가 난다. 훔쳐간 범인을 꼭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수사로 진실 규명될 전망

경찰 수사의 관건은 후원품이 사라진 시점과 가져간 사람을 찾는 것이다. 후원품은 A 전 관장과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운영한 기간에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거제시 조사결과, 문제가 되는 미술품들이 A 전 관장 재직시설까지 한동안 복지관에 있었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그렇다면 미술품이 사라진 시점은 A 전 관장 재직시절을 포함한 그 이후가 된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측은 "A 전 관장 쪽에서 인수인계를 거제시에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그래서 고가의 후원품이 있었는지 몰랐고, 제보를 받고서야 사라졌는지 알게 됐다"는 입장이다.

현재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A 전 관장 측의 위탁운영기간이 끝나 거제시가 설립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거제시희망복지재단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고발을 결정했다"며 "수사가 진전되면 고가의 후원품이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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