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 지난 11일 본사 회의실에서 개최

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원회(위원장 조기태) 출범식 및 제1차 회의가 지난 11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운영위원들은 자기소개 첫 순서에서부터 거제 지역언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질타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지속가능한 바른언론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한 목소리로 목청을 높였다.

위원들은 거제신문이, 권력에 야합하지 않는 언론,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언론, 오직 시민을 위한 언론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편향된 시각과 감정에 치우친 기사가 있는지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을 주문했다.

조기태 전 사등농협 조합장 등 운영위원과 본사 김동성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대표이사 인사, 거제신문 연혁 및 직원소개, 위촉장 전달, 위원장 및 부위원장 선출, 정관 승인 및 운영방침 논의, 신문 편집방향에 대한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위촉장 전달에 이어진 의장단 추천에서는 초대 위원장에 조기태 위원, 부위원장은 김장수 위원이 선출됐다.

조기태 위원장은 "29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제신문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운영위원이 거제신문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각 위원들과 힘을 모아 노력하겠다"며 "운영위원 각자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면 한다. 칭찬과 격려는 물론 아낌없는 지적과 관심으로 거제신문이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라고 말했다.

거제신문 운영위는 지역사회 및 본사 자체 선임 등을 통해 모두 23명으로 구성됐다.

△조기태 전 경남도의원 및 전 사등농협 조합장 △이광욱 세무법인 해법세무사 대표 △이영춘 전 삼성중공업 상무 및 경상대 객원교수 △김종환 변호사 △김장수 전 거제시 행정국장 △김삼선 전 서예협회 거제지부장 △김한주 법무법인 희망 대표변호사 △임희한 거제시주민자치위원 연합회장 △정형국 삼성협력업체 대표 △유형식 웅진건설 대표 및 평통자문위원 △윤일광 거제문화원 부원장 및 전 교장선생님 △유수상 전 거제시의원 △박정철 전 거제시의사회장 및 재홍의원장 △권영남 평통자문위원 △최현옥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 사무처장 △김용운 전 일운면장 △이규환 이상 건축사무소장(무순) 17명과 △김백훈 거제신문 고충처리위원장 및 독자위원장, 전 교장선생님 △박용호 거제신문 독자위원 및 거제대 교수와, 거제신문 임직원인 △김동성 대표 △문지영 대표 △최윤영 편집인 △김은아 직원대표 등 당연직 6명이다.

거제신문 운영위원의 임기는 3년이며 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규약에 의거해 두 달마다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운영위는 거제신문의 경영과 신문편집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회사 사업 등 기타 회사 발전을 위한 사업의 심의와 지원 등을 맡는다. 다음은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출범식 및 회의에서 나온 토론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오직 시민을 위한 바른언론

◇김동성 본지 대표 = 누추한 자리 오게 해서 죄송하다. 다른 여러 말을 오래 하기보다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규약을 보면 오늘 이 자리의 목적이 나와 있다. 많은 지도 및 편달을 부탁한다.

◇임희한 위원 = 신문에 대해 잘 모르지만 거제신문이 가장 전통 있고 정론지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거제신문을 장승포에서 창간할 때 옆에 있었다. 다른 사업 하느라 동참하지 못했지만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 대표의 부친께서 경영했을 때도 기억난다. 거제신문이 최고의 위치에 있었고 자부심이 느껴졌다. 앞으로 운영위가 거제신문이 바르게 나아가는 바탕이 되길 바란다.

◇이영춘 위원 = 1977년도에 삼성에 들어와 인사부서 등에서 30여년을 근무했다. 현재 자문역을 하고 있고 경상대에서 겸임교수도 한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 지역언론은 지역의 의식을 끌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거제에는 다른 지역 출신이 많다. 나도 원래 거제출신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거제가 고향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지역민이 애착을 갖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거제신문이 해야 한다.

◇정형국 위원 =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거제신문을 항상 본다는 말을 듣고 자부심을 느꼈다. 최근에는 그런 위상이 많이 실추된 것이 사실이다. 신문은 우선적으로 기자들이 고심하고 열심히 뛰어야 좋아진다. 경영이 열악해서 못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지역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떨리는 목소리로 감히 말씀드리는 중책을 맡은 것 같다.

◇조기태 위원 = 공직생활을 오래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시민들에게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언론사가 우리 지역에 있는지를 묻는다면 그다지 좋은 반응이 안 나올 것 같다. 거제신문은 거제시민을 위한 신문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규환 위원 = 옥포에서 건축설계사무소를 하고 있다. 어릴 때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와서 YMCA를 설립하고 20여년간 시민운동을 하면서 지역언론에 기대한 바가 있었지만 이제는 부정적인 생각이 생겼다. 거제신문이 지역 정론지로 거듭나도록 돕겠다. 얼마 전까지도 거제에 언론사가 수십개나 되는지 몰랐다. 이렇게 언론사가 많지만 들리는 얘기는 다수가 행정의 우군이라고 한다. 지역언론이 지역민을 위해야 하는데, 행정에 불리한 내용은 보도하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거제신문만큼은 시민을 위한 언론이 됐으면 좋겠다.

위원장 및 부위원장 선출

◇김백훈 임시위원장 = 위원장 및 부위원장으로 적합한 분을 추천받겠다. 운영위원 중에서 거제신문 독자위원으로 있는 2명과 당연직인 거제신문 임직원 3명은 추천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장수 위원 = 모두가 역량이 뛰어난데 이중에서도 사등농협 조합장을 오래 맡았고 도의원 경력도 있는 조기태 위원을 위원장으로 추천한다.

◇김백훈 임시위원장 = 다년간 의정활동 경험이 풍부한 조기태 위원이 추천됐다. 모두 동의하는가? 모두 동의하므로 조 위원을 위원장으로 추대한다.

◇조기태 위원장 = 정말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정치와 야합하지 않고, 자본에 굴복하지 않는 거제신문을 위해 노력하겠다. 거제시민을 위해 거제시민이 참여하는 거제시민의 신문이 될 것이다.

◇김삼선 위원 = 부위원장은 거제시청 행정국장으로 시의 살림을 많았던 김장수 의원을 추천한다.

◇조기태 위원장 = 모두 동의하므로 김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한다.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규약의 확정

◇조기태 위원장 =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규약의 초안이다. 고칠 부분이 있거나 의견이 있으면 말해 달라.

◇김백훈 위원 =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나는 괜찮지만 다들 바쁜데 매달 할 수 있겠나.

◇김동성 본지 대표 = 초안에 매달 모이는 것으로 한 취지가 있다. 지역의 화두가 되는 사안을 어떻게 보도할지를 바른언론 운영위에서 논의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달 모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므로 이견이 없으면 두 달에 한번 모이기로 하고 긴박한 사안이 있을 때 임시소집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받도록 하겠다.

◇유수상 위원 = 선출직에 출마하면 운영위원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어떤 취지인가.

◇김동성 본지 대표 = 거제신문이 언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했다. 운영위원을 위촉할 때부터 현직 정치인은 배제했다. 운영위가 어느 한쪽에 치우칠 여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신문사 운영에 대한 방침을 주시면 반영하겠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사안이 대표이사 발행인과 편집국장 편집인을 추천받는 일이다. 현재 편집국장 편집인은 있지만 신문 발행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발행인이 필요하다. 운영위에서 좋은 분을 추천해주면 발행인 겸 공동대표로 모시고자 한다.

◇조기태 위원장 = 거제신문은 우리 지역언론의 원조이므로 발행인도 다재다능한 분으로 해야 한다. 생각나는 분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 이 부분은 오늘 처음 들었으므로 이 시간 이후에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서 추천해 주시면 어떻겠나. 조속히 천거되기를 바라겠다.

거제신문 충성독자 아직도 많아

◇김백훈 위원 = 생활하다 보면 거제신문을 열심히 읽는 독자들이 많다. 여러 동네를 지나가면서 한 번씩 물어본다. 의외로 적극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시민이 많다. 거제신문에 어떤 외래어가 나왔는데 어떤 뜻인지 몰라서 궁금했다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최근 '징비후환'에 관한 데스크칼럼이 대단히 좋은 글이라는 칭찬도 있었다. 주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소신 있는 지적이었다고 하더라. 앞으로 논설을 썼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면·동별로 확인해보면 괜찮겠다.

◇김장수 부위원장 = 대부분의 신문을 보면 재미없는 정치소식이 제일 앞에 나온다. 신문을 펼쳤을 때 긍정적인 소식을 많이 보고 싶다. 미담이나 귀감이 되는 기사를 전면이나 상단에 배치해 보도하자. 사람 사는 이야기,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 이야기를 담는 신문이어야 한다.

◇이영춘 위원 = 거제가 웰빙도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데 정작 거제신문에는 웰빙 이야기가 별로 없다. 이를테면 각종 탁구·테니스·배드민턴 등 각종 체육활동을 밀착 취재하면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다. 이들은 활동적인 사람들이라 거제신문을 널리 알릴 수 있다. 또 우리 지역의 칠천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거제신문에 자세하게 나오지 않아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최윤영 편집국장 =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신문은 보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어떤 사안이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책임한 보도를 할 수 없다. 자살과 성범죄 등 잔혹하고 선정적인 사건을 자세히 보도하기 이전에 보도를 통해 공동체가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김삼선 위원 = 그 사건은 내용을 들어보니 인간적으로 잔혹한 선정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자제하는 것이 맞다. 물론 보도가 필요한 사안은 작은 것 하나라도 디테일하게 보도해야 한다.

◇임희한 위원 = 요즘 거제지역의 상당수 인터넷 신문을 보면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심지어 전화 한 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도 보도자료 그대로 보도한다. 전체 지역언론의 격을 떨어트리는 일이다. 기사는 사실확인이 기본이다. 더불어 오탈자도 신경써야 한다.

◇김동성 본지 대표 = 그래서 기자는 오감을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 맡으며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나는 우리 기자들에게 내 말도 그대로 믿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취재하고 보도하지 않으면 어느새 행정의 우군이니 권력의 이중잣대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어렵더라도 알고 있는 대로 써야 기자의 본분을 지킬 수 있다.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이규환 위원 = 신문사를 경영하려면 자본력도 중요하다. 경쟁력이 있는 최고의 신문이 되려면 기자의 자질과 역량이 중요하다. 기자가 인정받고 신뢰받는 기사를 쓰려면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거제신문은 외압에 휩쓸리지 않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동성 본지 대표 = 우리가 별도 섹션을 만들어 커버스토리를 충실하게 했을 때가 있다. 거제신문이 잘 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신문을 펼쳤을 때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지금은 인력난 때문에 솔직히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 관련기사도 사실 더 다뤄야 하는데 못해서 아쉽다. 다만 거제신문은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중심은 잃지 않으려고 한다. 거제신문은 정치인들에게 인기가 없고 외부 기고자들에게도 인기가 없다. 줏대 없이 원하는 대로 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바깥에서 보는 외부 심사위원들은 전국 400여개 지역신문 중에서 거제신문이 몇 손가락 안에 든다고 평가한다. 독자들도 거제신문을 여전히 사랑한다. 발행부수가 7000부로 줄었지만 여전히 다른 곳보다 많다.

지면을 다채롭게 꾸미기가 매우 어려워진 현실이지만 그래도 지킬 부분은 지키려고 한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도 지역 언론들이 한통속이 돼 입을 다물면 시민들은 모른다. 편집국장들끼리 보도하지 말자고 하면 기사 한 줄 안 나가는 것이 이 바닥의 실정이다.

◇조기태 위원장 = 김 대표 말대로 거제시민이 알아야할 내용이 몇몇 사람들 때문에 감춰지는 그러한 일은 없어야겠다. 운영위원을 엉겁결에 맡았는데 참으로 밀알이 되어야 하는 중대한 역할임을 실감한다. 그렇지만 겁내지 않겠다. 최고 신문을 위한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

운영위원 중에서 그런 부분에서 비굴한 분 없다. 지금 거제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너네는 뭘 하느냐는 말 듣지 않도록 하겠다. 예를 들면, 요즘 거제수협이 풍전등화의 존폐위기인데 어민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앞으로 거제지역의 화두를 던져주시면 밤을 새더라도 열띤 토론으로 응원하겠다.

◇최윤영 편집국장 = 거제수협 사태는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비위 혐의가 있어 보도가 필요한 사안이면서, 동시에 보도를 통해 거제수협이 흔들리게 되면 거제시민인 조합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지역언론이 특정 사안을 함부로 보도해서도 안 되지만 보도할 경우 지역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반대로 판단을 늦추다가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아버릴 수도 있다. 앞으로 운영위의 고견에 귀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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