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초등학생에게 "너희 아버지 이름이 뭐니?" 하고 물었더니 "저희 부친 함자는 홍자, 길자, 동자입니다" 하고 대답하는 모습이 참 예쁘게 보인다.

#② 친구집에 전화를 했더니 대학 다니는 딸이 받는다. "아버지 계시니?" 하고 물었더니 "아빠는 오늘 아침에 부산으로 출장 가셨어요" 하고 대답했다.

#③ 어떤 분의 고희잔치가 있어 참석했더니 그분의 장성한 아들이 인사말을 했다. "저희 아버님께서는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일곱 남매를 키우시느라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④ 모임 때문에 날짜를 잡고 있는데 젊은 친구가 "금요일은 저희 선친 회갑일이라 참석이 어렵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아버지라는 존재는 높이고 싶고 귀한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올바른 부름(호칭)이나 가리킴(지칭)이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위의 네 가지 예는 모두 바른 쓰임이 아니다. #①의 경우 정확한 표현은 '홍 길자, 동자'로 성에는 '자'자를 붙이지 않아야 한다.

#②의 경우 '아빠'는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르는 어린아이의 용어이지 대학생이 되고 시집·장가 간 자식이 사용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 '아빠'는 중세국어 '아바'에서 온 말이다. 사극을 보면 궁중에서 임금인 아버지를 높여 '아바마마'라고 쓰고 있다. '아바'가 '압바'로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아빠'로 변한 듯하다. 아빠는 초등학생 때까지만 사용하고 그 이후에는 '아버지'라는 용어를 쓰도록 가르쳐야 한다.

#③에서 자기 아버지를 '아버님'이라 부르는 것도 맞지 않다. 아버님은 돌아가신 아버지나 장인·시아버지 또는 다른 사람의 아버지를 높일 때 쓰고 살아계신 자기 부모에게는 '-님' 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표준화법이다.

#④의 선친(先親)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칭하는데 이건 한자에 익숙하지 못해 일어난 헤프닝이다.

높임말 사용은 사람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의 표현법으로 바르게 사용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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